[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잘 나가는 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신호가 있다.
나보다 팀과 동료를 먼저 챙기는 선수들. 그들은 늘 "내 탓이오"를 외친다.
공동 1위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토종 에이스 원태인(21)이 후배의 마음을 보듬었다.
삼성 원태인은 24일 대구 한화전에 선발 등판, 7이닝 5안타 1실점으로 3대2 승리를 이끌며 시즌 9승째(4패)를 수확했다.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서는 역투. 의미가 각별했다.
원태인은 이날 유독 후배 유격수 김지찬을 챙겼다. 호수비가 나올 때마다 물개박수를 치며 고마움과 함께 기를 살리기 위해 애썼다.
이유가 있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원태인은 "지난 경기(18일 롯데전 패)에서 지찬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제가 1루 커버를 늦게 가는 바람에 송구 미스가 나왔다. 제 잘못인데 지찬이 잘못으로 가는 거 같아 너무 미안했다. 기 죽지 말고 잘했으면 좋겠다"며 후배를 감쌌다.
지난 18일 사직 롯데전. 0-1로 뒤진 5회 1사 1,3루에서 지시완의 1루 땅볼 때 유격수 김지찬이 병살 플레이를 시도했다. 하지만 원태인의 1루 커버가 살짝 늦었다. 순간 1루가 빈 사실을 캐치한 김지찬이 당황하며 리듬이 깨졌다. 송구가 높게 뜨며 미스가 나왔다. 추가 실점 후 2사 2루. 마음이 무거워진 김지찬은 마차도의 땅볼에 또 한번 실책을 범하며 2사 1,3루를 허용했다. 하필 손아섭의 3점 홈런이 이어지며 경기가 넘어갔다. 김지찬의 마음이 무너졌던 순간.
이닝을 마친 원태인은 김지찬의 어깨를 감싸며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했다. 자신의 패전에도 상처 받았을 후배의 마음을 끝까지 어루만진 자상한 선배. 그는 기어이 자신의 힘으로 9승을 달성한 뒤 후배를 향한 미안한 마음을 공개적으로 표현했다.
볼수록 매력적인 토종 에이스. 실력 뿐 아니라 인성도 최고인 '태인 선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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