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맨체스터 시티는 라힘 스털링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맨시티 수뇌부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매우 머쓱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유로2020에서 잉글랜드 공격의 선봉에 선 스털링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30일(한국시각) 열린 독일과의 유로2020 16강전에서 2대0 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1966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서독을 이긴 후, 55년 동안 메이저 대회 토너먼트(조별리그 제외)에서 독일을 이긴 적 없던 잉글랜드가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스털링. 전반전부터 왼쪽 측면에서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와 공격적인 침투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그리고 0-0으로 맞서던 후반 30분 천금의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자신이 중원에서 돌파를 하다 전방 해리 케인에게 공을 건넸고, 그 공이 왼쪽 측면으로 갔다 크로스로 올라오는 사이 번개같이 골문으로 쇄도해 멋진 골을 완성시켰다.
이번 유로2020 잉글랜드 축구는 스털링이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별리그 2승1무를 거뒀고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3경기 통틀어 2골밖에 넣지 못해 현지에서는 공격력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특히, 주포 케인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해 많은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런 와중에 잉글랜드를 살린 게 스털링이었다. 조별리그 2골 모두 스털링의 것이었고, 독일전에서도 득점이 나오지 않아 초조한 시점 중요한 골을 성공시켰다.
공교롭게도 이번 유로2020을 앞두고 스털링은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해야했다. 케인 때문이다. 케인이 소속팀 토트넘을 떠나겠다고 했고, 스털링의 팀 맨시티가 관심을 가졌다. 그 과정에서 맨시티는 케인의 반대 급부로 스털링을 토트넘으로 보낼 계획까지 세웠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스털링은 팀을 떠나기 싫다며 서운한 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이번 유로2020에서 스털링이 케인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케인도 독일전 두 번째 쐐기골을 터뜨리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는데, 스털링이 전방위적 활약을 해주지 않았다면 케인이 극도로 심했던 부담을 털 수 있는 골 찬스도 맞이하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 물론 플레이 스타일과 리그에서의 활용 가치 등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유로2020에서의 플레이만 놓고 보면 큰 돈에 스털링까지 주며 케인을 데려와야 하나 싶을 정도다.
이에 맨시티가 바로 태세 전환에 들어갔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맨시티가 유로2020이 끝나자마자 스털링과의 연장 계약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털링과 맨시티의 계약은 2년이 더 남아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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