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흘러가는 세월에 4번타자 자리는 내려 놓게 됐다. 그러나 이대호(롯데)가 가지고 있는 클래스만큼은 여전했다.
이대호는 지난달 29일부터 6번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 자이언츠 4번타자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지만, 올 시즌 부상과 함께 타격 사이클이 다소 하락세를 타면서 6번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최 현 감독대행은 "라인업에 좋은 타자가 많다"라며 "팀 밸런스 위해서 3번 또는 6번을 생각했다. 이대호가 타점 생산 능력이 있어 6번타자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대호의 6번타자 출장은 2019년 7월 14일 사직 두산전 이후 약 2년 만.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2년 계약을 맺은 이대호는 이후 은퇴의 뜻을 내비쳤다. 올 시즌이 절반 가까이 지난 가운데, 이대호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가고 있었다. 선수 생활 막바지 다소 낯선 자리에서 시즌을 보내게 됐지만, 이대호는 과거 타격 7관왕에 올랐던 품격을 여전히 과시했다.
첫 경기부터 폭발적이었다. 29일 경기에서 3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던 이대호는 30일에는 첫 타석에서 키움 선발 투수 안우진의 154km의 빠른 공을 받아쳐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 시즌 두 번째 만루 홈런. 아울러 시즌 10호 홈런으로 이대호는 1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8명밖에 없었던 기록. 동시에 이대호는 역대 25번째 900득점까지 함께 올렸다.
롯데 타선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딕슨 마차도-손아섭이 밥상을 차리고 전준우-정훈-안치홍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해결을 했다. 여기에 이대호까지 건재하게 버티고 있어 투수들의 압박감은 더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타격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치홍은 "앞뒤에 선수들이 잘치면 확실히 덕을 보는 거 같다. 선수들이 잘 쳐서 좋은 모습이 나오는 거 같다"고 우산 효과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아울러 '적장' 키움 홍원기 감독도 29일 최원태가 3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던 부분에 대해 "좋은 공을 던졌지만, 롯데 타선이 좋은 흐름을 보였다"라고 파괴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불펜 난조로 롯데는 6월의 마지막 경기에서 웃지 못했다. 그러나 6번타자에서 여전한 위력을 뽐내고 있는 이대호의 모습에서 반격의 희망을 픔을 수 있게 됐다.
고척=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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