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경민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형태의 깁스인 '오픈캐스트'가 기존의 합성 깁스에 비해 환자의 만족도와 치료 순응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발표해, 신기술을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했다.
정형외과에서는 골절, 염좌 등으로 부상당한 신체 부위를 고정하기 위해 깁스(캐스트)를 활용한다. 깁스는 지난 170년간 큰 구조적 변화나 발전 없이 주로 석고나 유리섬유 재질로 제작됐는데, 신체를 빈틈없이 둘러싸기 때문에 통풍이 되지 않아 악취가 나고 깁스 부위를 씻을 수 없어 환자의 불편이 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물 모양의 형태를 띤 개방형 깁스 '오픈캐스트'가 국내 기술로 개발된 바 있다.
오픈캐스트는 통풍이 원활하고 골절 부위 피부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으며, 기존 깁스를 할 때 생기는 염증, 간지러움, 악취, 압박감 등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임상에 이를 적용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는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이경민 교수 연구팀은 발목 염좌 환자에서 오픈캐스트의 임상적 효능과 이점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22명의 발목 염좌 환자들을 무작위로 배정해 오픈캐스트와 기존 합성깁스를 각각 2주 동안 번갈아 가며 착용하게 한 후, 19개 항목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이용해 기능과 효과 및 환자의 만족도, 불편함, 부작용을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삶의 질 측면에서 합성깁스에 비해 오픈캐스트가 우월했는데, 기존 깁스는 답답함, 가려움, 통풍이 되지 않는 불편함, 깁스 내부에 물이 스며드는 현상, 습기로 인한 불편, 악취를 비롯해 자유롭게 목욕 및 샤워를 할 수 없고, 깁스 안의 피부를 볼 수 없으며,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는 면에서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반면 오픈캐스트는 개방적인 구조를 갖고 있어 환자가 깁스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샤워를 할 수 있고, 기존 깁스의 부작용을 겪지 않아도 돼 환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환자들은 기존 깁스를 풀 때 거쳐야 하는 절단 과정에 큰 공포를 느끼는데, 오픈캐스트는 탈부착이 가능해 절단이 필요 없다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또한 기능 및 효과 면에서 환자들은 합성 깁스가 오픈캐스트보다 더 단단하고, 안정적이고, 부상당한 발목을 잘 보호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통증 경감에 있어서는 둘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는데, 이는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안정감과 달리 오픈캐스트가 손상된 조직을 합성 깁스 못지않게 적절히 보호하고 고정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목 통증의 정도는 손상된 조직이 잘 고정되지 않고 움직일 경우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오픈캐스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깁스를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특히 국내기술로 개발된 의료기기를 국제 저널에 소개할 수 있게 되어 의미 깊다"고 전했다.
한편 이경민 교수는 퇴행성 관절질환, 발목 스포츠 손상 및 외상 등 성인 족부질환에 대한 진료와 연구를 활발히 지속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 약 15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World Journal of Orthopedics(세계정형외과학회지)'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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