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번 대회에 스퀴즈가 한번 나오지 않을까?"
이종범의 환호, 이승엽의 결정적 홈런에 이은 눈물, 정대현의 병살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명장면에 '번트'가 추가될까.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야구 대표팀은 17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 소집, 연일 맹연습중이다.
타자들 중 번트, 또는 페이크 번트를 연습하는 선수들이 종종 눈에 띈다. 박해민 김혜성 박건우 등 준족으로 이름난 선수들 외에 이정후나 강백호, 황재균도 예외가 아니다.
21일 기자들과 만난 김경문 감독은 "중심 타자가 번트를 대지 않고, 쳐서 이기면 당연히 가장 좋다"며 미소지었다.
과거 대표팀에는 이승엽 이대호 추신수 김태균 최희섭 등 거포들이 가득했다. 포지션이 비슷한 이들을 어떻게 조합해서 활용하느냐가 대표팀 감독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기이고 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엔 양의지를 제외하면 이 같은 '정통파 거포'가 부족하다. 이정후 강백호 김현수 오재일 등이 중심 타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인지 김 감독은 '번트'를 거론한 것. 그는 "상황에 따라 '할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중심 타자들도 언제든 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가지라고 했다"면서 "아마 이번 대회에는 스퀴즈가 나오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한국 국제대회 야구사에 남을 번트가 있긴 하다. 1982년 세계선수권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결정적 장면에 절묘한 번트가 나온다면, 39년만에 이를 대체할 장면이 나오는 셈.
이날 연습에선 '맏형' 오승환을 비롯해 조상우와 김진욱, 박세웅, 최원준, 이의리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30~40개 정도의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선수들은 연신 "나이스볼!" "좋다!" 등을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 감독도 직접 배트를 든 채 파울 지역을 오가며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이번 대표팀은 대회 전부터 박민우와 한현희 등이 불미스러운 일로 하차하는 등 분위기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칭찬하고 박수치고, 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내 일"이라며 "다행히 연습경기가 3경기(상무 LG 키움) 잡혔다. 일본으로 가기에 앞서 선수들을 마지막으로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호흡 잘 맞춰보겠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오는 26일 도쿄로 출국할 예정이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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