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프로 출발점은 달랐다. 그러나 13년 후 둘은 같은 가치로 인정받았다.
서건창(31·LG 트윈스)은 지난 27일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다. "갑작스러웠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예상치 못한 소식이었다. 상대 트레이드 대상자는 더욱 놀라웠다. 송정동초-충장중-광주제일고 함께 했던 '친구' 정찬헌이었다.
고교 동창이지만, 둘의 출발점은 극과 극이었다. 정찬헌은 에이스 대우를 받으며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로 LG의 부름을 받았다. 반면 서건창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공·수·주 재능을 갖췄다고 평가를 받았지만, 구단의 마음을 흔들지 못했다.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서건창은 2008년에도 정찬헌과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육성선수로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길지 않았다. 부상이 찾아왔고, 이듬해 방출 통보를 받았다.
절망보다는 각오를 다졌다. 군 복무 이후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결과는 합격.
2012년 서건창은 '육성선수' 신화를 써내려갔다. 2012년 타율 2할6푼6리 39도루로 신인왕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단일 시즌 최다 안타(201안타) 기록을 세우며 MVP에 올랐다. 통산 1067경기에 나온 그는 지난해까지 골든글러브 3회(2012년, 2014년, 2016년)를 수상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이름을 날렸다.
정찬헌도 각종 부상으로 '기대만큼'의 성장은 아니지만, 2018년 28세이브를 올렸고,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해 7승(4패)을 수확하며 LG의 핵심투수 중 한 명으로 자리를 잡았다.
첫 평가는 달랐지만, 서건창은 10년의 프로 생활로 '에이스' 동기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서건창은 지난 프로 생활에 대해 "잘해왔다기보다는 꾸준하게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돌아봤다. 이어 "팀이 나에게 바라는 부분을 알고 있다. 너무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하던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팀이 원하는 목표로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뛰지 못하게 된 '친구'를 향해서는 아쉬움을 전했다. 서건창은 "(정찬헌은) 정말 친한 친구다. 운명의 장난인 거 같기도 하다. 찬헌이와도 '너와 나는 같은 팀에서 뛸 운명이 아닌 거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웃으며 "서로 각자 팀에서 뛰니 야구를 하는 건 같다고 생각한다. 서로 잘됐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밝혔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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