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그동안 이동준이 없어서 후반에 변화줄 때 교체카드, 반전카드가 아쉬웠다"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 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대구FC전을 앞두고 한 말이다. 이동준은 올림픽 대표로 도쿄에 다녀왔다. 울산은 이동준 없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를 치르고 왔고, 이후 자가 격리를 거쳐 다시 K리그 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복귀 후 1무1패. 홍 감독이 경기를 운영하며 이동준의 부재에 아쉬움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홍 감독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이동준이 제대로 보여줬다.
울산이 빅 매치에서 대구를 꺾었다. 양팀의 경기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먼저 리그 1, 2위의 경기였다. 승점 38점의 울산은 최즌 부진을 떨치고 대구의 추격을 따돌려야 했다. 대구는 승점 34점으로 이 경기에서 울산을 잡아야 선두권 싸움을 벌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여기에 양팀은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팀이었다. 울산은 이동준 이동경 원두재 설영우가 돌아왔고, 대구는 정태욱 김재우 정승원이 복귀했다. 갈 길 바쁜 양팀 사정상 주축 선수들인 이들에게 휴식도 못주고 곧바로 투입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 울산은 이동경과 원두재가 선발로 나섰고 나머지 두 선수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대구는 부상중인 정승원은 빼고 정태욱과 김재우가 수비 라인에 정상 출격했다. 이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관심사였다.
경기는 예상대로 흥미로웠다. 초반 울산의 강한 압박에 대구가 고전했지만, 대구 특유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가 살아나며 팽팽한 양상으로 흘렀다. 전반 42분 울산 힌어제어가 페널티킥 선제골을 터뜨리자, 전반 추가시간 대구 정태욱이 동점 헤딩골을 터뜨렸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사실상 주장 역할을 하며 거의 쉬지 않고 뛴 정태욱이 기가 막힌 버저비터를 선보였다. 정태욱의 골이 터지며 전반이 종료됐다. 그만큼 극적이었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정태욱이 아니었다. 함께 올림픽에 다녀온 이동준이었다. 이동준은 후반 14분 이동경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 흐름을 바꿔주길 바라는 홍 감독의 마음이었다. 그리고 이동준이 이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후반 32분 패스를 받아 오른쪽 측면 돌파를 했고, 에어리어 안에서 대구 수비 박병현을 제친 후 가까운쪽 포스트로 강한 슈팅을 때렸다. 대구 골키퍼 최영은이 전혀 예상치 못한 슈팅이었다. 그대로 골. 올림픽 8강 진출에 실패한 설움을 이 한 방으로 털어냈다.
울산은 이 승리로 대구와의 승점 차이를 7점으로 벌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대구에는 충격이 큰 패배였다. 선두 추격 실패는 물론, 오랜 기간 이어온 11경기 연속 무패 행진도 이날 마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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