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12일 삼성-두산전을 앞둔 대구 라이온즈파크.
전광판에 삼성 선발 마이크 몽고메리 일러스트가 떴다. 직전 외인투수였던 벤 라이블리와 흡사한 모습. 실제 기자실에서는 '좌완 라이블리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들렸다.
데뷔 후 두번째 등판. 텁수룩한 수염을 기른 얼굴만 흡사한 게 아니었다.
마운드 위 해결 과제도 비슷했다.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잘 던지다 갑자기 밸런스가 흐트러지며 집중타를 허용하며 무너지는 모습. 좋지 않을 때 라이블리의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이날 몽고메리는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지난달 4일 NC전 데뷔전 이후 갑작스러운 리그 중단 속 38일 만의 출격.
몽고메리는 5이닝 동안 홈런 포함, 4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4-4 동점이던 6회 좌완 이승현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노 디시젼.
초반 구위는 강력했다. 2회까지 6타자를 상대로 4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27구 만에 2이닝을 마치는 동안 두산 타자들은 제대로 배트 중심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아무도 못 칠 것 같은 강력함. 하지만 그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잘 나가다 한번씩 덜컥 거리는 밸런스 탓이었다.
1-0으로 앞선 3회 갑작스레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갑자기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두 박세혁은 3B1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1루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박계범에게 2B0S에서 좌익선상 안타, 강승호에게 3B1S에서 펜스 직격 우중간 인정 2루타를 연속으로 허용했다. 모두 타자의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 노림수에 당한 결과였다. 허경민 땅볼로 실점 후 페르난데스에게 볼넷을 내줘 이어진 2사 1,3루에서 박건우에게 좌전 적시타로 1-2 역전을 허용했다.
4회초 세 타자를 범타 유도 하며 3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마쳤다. 3회 흔들림은 일시적인 듯 했다. 하지만 한번이 아니었다.
5회 또 다시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선두 박계범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강승호에게 124㎞ 커브를 던지다 좌월 역전 투런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1B2S으로 볼카운트가 몰리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커터나 체인지업에 비해 덜 구사하는 커브의 구종가치는 크지 않다는 것을 이 홈런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실제 10개의 커브 중 스트라이크는 2개에 불과했다. 그마나 하나는 홈런으로 연결됐다.
몽고메리는 이학주의 호수비 도움 속에 후속 3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5회를 마쳤다.
삼성이 5회 오재일의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어 패전은 면했다. 5이닝 투구수 90구. 스트라이크는 57%인 51구에 그쳤다.
최고 구속 150㎞의 패스트볼과 커터, 체인지업 등 날카로운 변화구는 분명 위력적이었다.
관건은 공격적 피칭으로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장악해 가는 것이다. 그래야 스태미너를 유지하면서 길게 갈 수 있다. 투스트라이크에 몰린 타자에게 몽고메리의 빠른 유인구는 참기 힘든 볼이다. 탈삼진 능력도 충분하다. 결국 KBO리그 연착륙 과제는 꾸준한 밸런스와 평정심 유지다.
이제 2경기 째. 아직 속단은 이르다.
하지만 삼성 허삼영 감독도 11일 두번째 등판에 대해 "투구수가 너무 많다. 6이닝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이닝 당 평균 16구 정도여야 하는 데 약 20구 정도를 유지하더라. 그러다보니 5회에 90구에 육박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며 "준비하는 과정이 견실하더라도 던질 수 있는 스태미너가 보완되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그 최상급 투수 탄생의 기대감과 불안감. 신입 외인 투수의 진짜 능력치를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 후반기 대망 달성에 있어 중요한 변수다.
몽고메리는 17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출격, 킹험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KBO 무대 세번째 등판. 안정감 있게 6이닝 이상 책임지는 선발 투수로서의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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