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그땐 팀이 하위권(최하위)이었고, 지금은 최상위권(1위)이다. 내 8승보다는 1위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
KT 위즈 고영표가 '1위팀' 선수의 뿌듯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KT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대1 승리를 거뒀다.
고영표의 7이닝 무실점 역투가 팀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이날 승리로 고영표는 2017년 8승(12패) 이후 5년만에 개인 최다인 8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당시 고영표가 최하위 팀을 지탱하는 힘겨운 에이스였다면, 올해 고영표는 리그 선두를 질주하는 KT 선발진의 당당한 한 축이다. KT는 에이스 데스파이네를 비롯해 소형준 배제성 등 탄탄한 선발진을 갖춘 팀이다. 개인사로 빠진 쿠에바스의 빈 자리는 엄상백이 훌륭히 메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고영표의 존재감이 빛난다는 게 놀랍다. 고영표는 올시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QS) 13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점 이하·QS+) 5회를 기록중이다. 이들 기록 톱5에는 팀동료 데스파이네를 비롯해 뷰캐넌, 미란다, 요키시, 루친스키 등 외국인 선수들과 원태인(QS+ 7회)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팀의 승리에 최대한 도움을 주는게 목표다. 기분좋다"며 미소지었다. 이날 고영표는 7이닝 중 5차례나 3자범퇴를 기록할 만큼 롯데 타선을 말 그대로 압도했다.
고영표는 "승수는 목표로 잘 두지 않는다. 그보다 7이닝 무실점이 더 기분좋다"면서 "후반기에는 QS도 좋지만 '무실점' 투구를 더 많이 하고 싶다. 평균자책점을 좀더 끌어내리는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도쿄올림픽 한일전의 선발투수이기도 했다. 고영표는 "일본, 미국 선수들로부터 야구를 배워온 느낌이다. 발전해야할 문제점도 느꼈다. 우리 타자들과는 타석에서 투수와 싸우는 모습이 많이 다르다"며 혀를 내둘렀다. 가장 인상적인 투수로는 센가 고다이(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꼽았다. 포크볼의 낙차와 스피드를 보면서 '저걸 도대체 어떻게 치나'라고 느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일전에 사이드암이 던진 적이 없지 않나? 내가 하는게 맞나 싶었다. 굉장히 긴장됐다. 그래도 일본 타자들 상대로 꿀리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좋은 기회였다. 컨택형일줄 알았는데, 다들 거포형이라 좀더 던지기 편했던 거 같다. 일본 팬들이 내 경기를 인상적으로 봤다니 그것도 참 기분좋다."
리그 복귀전이었던 삼성 라이온즈 전에는 6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고영표는 "올림픽 다녀오니 마운드에서 너무 욕심이 커졌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가 나 자신에게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면서 "코치님들과 이야기하면서 잘 다잡았다"고 덧붙였다.
KT의 우승 도전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고영표는 "프로 와서 처음 해본 단기전이다. 올시즌의 좋은 예행연습이라 생각한다"면서 "첫 경기에선 초심을 잃었던 거 같다. 그게 좋은 계기가 되서 일본 전에 잘 던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자신감도 생기고, 더 잘 던졌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는 속내도 전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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