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TV CHOSUN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 '건반 위의 구도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5일 방송에서 백건우는 아내 윤정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윤정희는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후 딸 백진희 씨와 함께 프랑스에서 지내는 중이다.
백건우는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메모리들을 합쳐 놓은 것이 우리다. 우리의 인생이라고 하는 건 우리가 그것을 기억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하나씩 지워봐라. 그러면 우리는 남는 게 하나도 없다. 삶이 없어져 버린다. 그런데 알츠하이머가 바로 그런 거다"라고 속상해했다.
이어 그는 "눈빛을 보게 되면 지워져 가더라. 같이 있는 사람의 그런 모습을 보는 게 가슴이 아프다"며 "사후에 같은 공간에서 있기를 바라나"라는 제작진의 물음에 "그렇게 되지 않겠나. 그래도 기억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였던 백건우는 1956년 만 아홉 살에 국립교향악단과 함께 그리그의 협주곡을 연주하며 데뷔했다. 지금은 보편적 연주곡이 된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우리나라에서 초연한 사람도 바로 열한 살 백건우였다.
다양한 연주 활동을 선보이던 백건우는 열다섯의 어린 나이에 홀로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진지하고 학구적인 자세로 연주에 임하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했고, 1967년 나움버그 콩쿠르 우승과 1969년 부조니 콩쿠르에 입상하며 '세계적 거장'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성사된 뜻깊은 협연 무대를 위해 음악 여행을 온 백건우는 이날 꾸밈없는 일상을 보여줬다.
그는 "연주를 위해 여행을 떠날 때면, 늘 그리웠던 자연에서 힐링을 얻는다"면서 조용한 시골 마을의 그림 같은 펜션에서 지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관록의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아닌, 음악을 뺀 소소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귀여운 그의 매력들이 공개됐다.
또 거장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65년 음악 인생에 처음으로 시도한 피아노 3중주 앙상블과 음악적 영감을 깨워주는 의미 깊은 협연 무대도 공개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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