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14일 창원 키움전을 앞둔 NC 이동욱 감독은 고민이 있었다.
톱타자를 세울 만한 마땅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후유증으로 발 빠른 왼손 타자 최정원 김기환이 동시에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 감독의 선택은 베테랑 전민수(32)였다. 비록 발이 빠르지는 않지만 키움 사이드암 선발 김동혁과의 매치업에서 경험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전민수는 6회 키움 불펜의 핵 조상우를 상대로 결승 만루홈런을 날리며 팀에 3연승을 선사했다. 지난 2008년 프로데뷔 후 14년 만에 처음 기록한 그랜드슬램이었다. "열살 때 야구시작한 이후 처음인데 맛있더라"며 웃었던 당사자. 알고보니 생애 첫 만루포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전민수의 통산 홈런은 단 5개. 지난 12일 KIA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신고했다. 이전 마지막 홈런 기록은 KT 시절이던 2017년이었다.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전민수의 홈런포. 게다가 리그 최고 불펜 조상우를 상대로 한 결승 만루홈런이었다.
하지만 NC 이동욱 감독은 담담했다.
"이틀 전 KIA전에서 홈런 치는 걸 봤기 때문에 놀라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사실 홈런 치라고 데려온 건 아니고, 대타카드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서 데리고 온 선수"라며 "마침 1번 칠 선수가 없어 경험과 배팅 강점을 고려해 배치했는데 KIA전도 마찬가지고 제 역할을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세번째 방출.
고민하던 지난 겨울, 전민수는 2군 시절 자신을 유심히 지켜봤던 이동욱 감독 추천으로 NC와 인연을 맺었다. 야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준 은인. 꼭 필요한 순간, 차곡차곡 은혜를 갚아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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