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면서 주연을 맡은 배우 이정재에 대한 글로벌 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정재는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오징어 게임'에서 삶의 벼랑 끝에서 목숨 건 서바이벌에 참가하게 된 성기훈 역을 연기했다. 전작들에서 보였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는 완벽하게 다른 인물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이 이정재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극중 이정재가 착용한 '456번' 티셔츠가 해외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이정재의 다채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작에 대한 해외 팬들의 '다시보기 열풍'도 이어지고 있다.
이정재는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화상 인터뷰에서 "성인의 서바이벌 게임인데 어렸을때 했었던 게임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꽤 그로테스크 하다고 생각했고 궁금함이 더 느껴졌다. 일반적인 서바이벌 게임 장르이지만 게임 안에 들어와있는 사람들의 애환과 고충들이 있고 거기까지 왜 오게됐는 지를 꼼꼼하게 설명을 다해놨다. 과장되지 않고 캐릭터들이 굉장히 효과적으로 감정을 폭발시켜면서 다른 서바이벌 게임 영화와는 차별성을 많이 느꼈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나이가 들다보니 악역이나 쎈 역할 밖에 안들어오더라. 나는 더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던차 기훈 캐릭터를 제안 받았고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 역할이라 오랜만에 한번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했다. 황동혁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도 반가웠지만 캐릭터를 보고 더 반가웠다."
덧붙여 "각 게임마다 나오는 스케일이 대단했다. 드넓은 공터에서 큰 인형을 놓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456명이 하는 장면도 그렇고 CG가 많이 들어가 줄다리기 게임같은 것도 시나리오만 보고선 가늠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촬영장에 갈 때마다 '이번 세트가 어떻게 구현이 돼 있을까' 궁금증이 생겼고 실제로 가보면 너무 잘돼있어서 촬영 전에 사진찍기 바빴다. 감독과 스태프들이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했었다는게 촬영때 느껴졌다. 그런 것들이 효과를 완성도에서 많이 봤던 것 같다"고 말히기도 했다.
성기훈 캐릭터에 대해서는 "나에겐 마음이 따뜻한 친구로 읽혀졌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없었다. 성기훈 캐릭터가 귀엽기도 하고 그런 상황에서도 인간미 잃지 않는 모습이 좋았다. 그러다보니 성기훈의 성격이 작품의 메시지에도 반영이 된 것 아닌가 한다"며 "작품을 나중에 보면서 '내가 저렇게 연기했었나' 생각하면서 한참 웃었다. 되게 많은 것을 벗어던졌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평상시 잘 쓰지 않는 표정도 나오더라. 하지 않는 호흡에 의한 동작도 많이 나와서 웃었다"고 전했다.
이정재는 또 "생활연기가 가장 힘들다. 강한 캐릭터는 초반에 캐릭터를 잡으면 잡혀져 있는 캐릭터로 밀고 가면서 수월하게 연기가 되는 편이다. 생활연기는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한다. 좀 더 자연스러워야하고 일상에 있는 사람들처럼 보여야하는 지점들이 있어 쉽지 않다"며 "그러면서도 다큐는 아니니까 그 안에서도 극한 상황에서의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연기가 혼재돼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에는 시나리오 받고 연습하는데 뭔가 자연스럽지가 않더라. 연습하다보니 그런 지점들은 해소가 됐는데 매 게임마다 캐릭터들과 극한 상황 안에서도 교감을 표현해야하는 것들이 고민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정재 개인적으로는 '징검다리 건너기'게임 촬영이 가장 어려웠다. "1.5~2m 공간을 뛰어가서 강화유리를 밟아야 한다. 스태프들은 '안전하니까 뛰세요'하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 나중에는 다들 잘 뛰길래 나도 뛰기시작했는데 발에 땀이 나서 자꾸 미끄러졌다. 또 유리 간격이 어느 정도 위험해 보이게 넓어야하니까 초반에는 뛰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떨어뜨려놨었다. 그런 것들을 조절해가면서 촬영해가는게 나에게는 많이 어려웠던 것 같다."
극중에서는 일남 역의 오영수, 상우 역의 박해수와 가장 호흡을 많이 맞췄다. "선생님은 원래 나도 잘 아는 대극장 연기가 뛰어나신 대선배님이다. 이 작품을 같이 하게됐을때 반가웠다. 그 전에는 한번도 뵌 적은 없었지만 이번에 같이 촬영하고 대화도 나눠보니 생각이 굉장히 젊으시더라. (박)해수는 배우로서 깊이가 있고 다른 면을 보려고 하는 면도 있다. 또 덩치와 다르게 귀여운 면이 많다. 현장에서도 굉장히 유머러스 하다. 분위기메이커라고 해야 할까. 어려운 촬영 구간들을 그의 밝은 성격으로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잘 이겨나갔다."
특별출연으로 등장한 이병헌과는 한 신이 마주쳤다. "(이)병헌이형과는 늘 만나면 '언제나 한 번 같이 해야지'라고 늘 말하는 사이였다. 데뷔 했을때부터 친해져서 같은 소속사에도 몇년간 있고 해서 친분은 남다른데 같이 연기할 기회가 없었다. 2편이 만약 나온다면 당연히 병헌이형과 작업해보고 싶다. 내가 2편에 못나온다하더라고 다른 작품에서라도 꼭 해보고 싶다."
이정재는 극 말미 빨간 머리로 염색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는 "나도 황동혁 감독에게 왜 빨간머리를 해야하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기훈 나이의 일반 남성이 절대 하지 않는 색깔을 택했다고 했다. 절대 하지않는 한계를 뛰어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며 "사실 빨간머리를 하면 다른 일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서 잘 맞는 가발을 쓰고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도시락을 먹는 척 연기하는 모습이 그대로 노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첫 테이크때는 열심히 잘 먹었다. 다섯번째부터 배부르기 시작해서 요령을 조금 피우는데. 카메라를 등지고 앉아 있다보니 내가 잘 안나온다고 생각하고 요령을 피웠다. 너무 잘먹는 모습 같아서 감독님이 그 컷으로 쓰셨나보다"라고 웃었다.
지난 2019년 정우성이 tvN '삼시세끼 산촌편'에 게스트로 출연할 당시 나영석 PD는 "정우성 이정재의 시골 살이를 기획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도회적인 두 분"이라고 야망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정우성은 " 갑자기 훅 들어오시네"라고 철벽을 쳤다.
이에 대해 이정재는 이날 인터뷰에서 "나영석 PD는 꿈을 이루시려면 우리 회사로 오십시오"라고 말해 웃음을 사기도 했다. 이정재와 정우성은 연예기획사이자 제작사인 아티스트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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