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팬들에게 죄송했다. 하지만, 힘들기도 했다"
포항 이승모는 35라운드 만에 첫 골을 넣었다. 3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강원전이었다.
그는 눈물을 터뜨렸다. 그럴 만했다.
이승모는 경기가 끝난 뒤 "오늘 많은 것을 건진 경기였다. 매우 중요한 경기였고, 더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다. 골을 넣지 못했던 제가 드디어 넣어서 더 기뻤다"고 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던 것 같다. 그동안 팀 동료들이 '다들 괜찮다'고 해도 혼자 너무 힘들었고, 안 좋은 글들도 봤었다. 그런 것을 계속 쌓아두다 보니까, 너무 힘들었고, 이번 골로 인해서 후련히 날아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승모는 SNS에 글도 올렸다가 삭제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SNS 올리고 나서 후회를 많이 했다. 몇 주 동안만 올렸는데, 다들 아셨다. 후회했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고 욕하는 사람들은 일부인데 너무 예민했던 것 같다. 그동안 골을 넣지 못했지만,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었다. 리그 초반에는 솔직히 부담감이 없었다. 제 자리도 아니고, 움직임에서는 괜찮았다고 생각했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경기가 점점 쌓이고 골은 안 들어가니까, 경기를 치를수록 부담감이 더 많이 다가왔다"고 했다.
또 "안 좋은 글을 많이 봐서 점점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졌다. 감독님에게 후보라도 좋으니까 원래 포지션(미드필더)로 뛰고 싶다고 요청드리려 했지만, 꾹 참았다. 선배 형들도 '선수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포지션을 보는 게 얼마나 큰 장점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위로해주셨다"고 했다.
그는 "평소 감독님은 골을 넣으라는 강조보다는 수비적 역할을 많이 강조하신다. 많이 빠져다니면서 수비를 괴롭히고, 전방을 압박하면서 골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라고 하셨는데, 개인적으로 골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히 컸다. 팬들에게 죄송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선배 형들이 '잘하고 있다'고 위로해 주시기도 하시지만, 거꾸로 놀리기도 하신다. '그런 공격수가 어디에 있나. 30경기 넘게 뛰면서 몇 골을 넣었나'라고 놀리기도 하시고, 오늘 골을 넣은 뒤 '이제야 골이야'라고 장난식으로 말씀도 하셨다. 감독님께서도 '너무 축하한다. 그런데 왜 우냐. 오늘 한 골 더 넣었어야 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포항=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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