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조세 무리뉴 AS로마 감독의 선수 경력은 무척이나 짧다. 하지만 그는 지도자로서 세계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과학적 데이터다. 무리뉴 감독은 선수 부상 관리 및 복귀 시점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했다.
과학적 데이터. 프로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유소년 선수들에도 적용된다. 오히려 그 필요성은 더욱 클 수 있다. 청소년기 선수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몸 상태에 따라 훈련 방법 및 강도를 조절하는 것은 올바른 성장의 첫 걸음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9년부터 K리그 산하 유소년 선수들 전원을 대상으로 매년 '피지컬 데이터'를 측정하고 있다. 간단히 키-몸무게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다. 신체 조성, 파워, 민첩성, 스피드, 드리블 등 8개 부분의 12가지 세부 항목을 체계적으로 측정한다. 이를 통해 개인별 보완점을 제시한다.
눈여겨볼 점은 연령대에 따라 세부 측정 항목도 달라진다는 것. 예를 들어 아직 신체 근력이 발달하지 않은 13세 이하(U-13) 선수들은 반동 점프와 드롭 점프 측정을 진행하지 않는다. 반대로 18세 이하(U-18) 선수들은 '앉은키'를 측정하지 않는다. 급격한 성장은 보통 15세 전후기 때문에 U-18 선수들의 신체 성장도를 보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연맹 관계자는 "매년 11~12월 사이에 '피지컬 데이터'를 진행하고 있다. 각 팀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측정한다. 선수 개인 및 각 팀의 데이터를 통해 리그 전체 평균까지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1년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연맹은 K리그 15세 이하(U-15), U-18팀 선수들이 자신의 부상부위나 컨디션을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자기관리 앱서비스 '플코(Plco)'를 전 구단에 무상 공급했다. 이유가 있다. 2016년 발표된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논문 '부상 엘리트선수를 위한 컨디셔닝 센터 체계화 방안'을 보면 선수의 현재 몸 상태와 컨디션에 대한 본인과 지도자의 무심함이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수 몸 상태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이를 기반으로 한 훈련 체계만으로도 부상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연맹 관계자는 "선수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느끼는 '부하'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소년 때부터 자신의 현 상태를 관리하는 습관이 돼 있어야 한다. 성인이 된 뒤에도 어렵지 않게 자가 점검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돕기 위해 자기관리 앱서비스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매일 자기관리 앱서비스에 자신의 컨디션 및 운동으로 인한 부하량, 부상 및 통증이 있을 경우 그 통증 정도를 입력한다. 이를 바탕으로 그날의 준비도와 피로도가 자동 분석돼 100점 만점의 점수로 나타난다. 선수들은 누적된 기록을 통해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 운동량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이 입력한 각종 데이터 및 분석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준비도와 피로도에 맞는 훈련 및 운동량을 구성할 수 있다. 선수 컨디션 관리 및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되고 있다.
효과는 즉각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5월이었다. 전남 U-18팀은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 고교축구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14일 동안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당시 김현수 전남 U-18팀 감독은 우승 요인 중 하나로 자기관리 앱서비스의 활용을 꼽았다. 김 감독은 "(연맹 앱으로) 대회 전부터 선수들의 컨디션, 피로도, 혹은 통증이나 부상에 대해 지속적으로 체크했다. 첫 경기 전까지 운동량과 강도를 조절하는데 도움이 됐다. 선수들이 대회 중에는 미세한 통증도 체크를 한다. 선수-트레이너-코칭스태프와의 소통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할 때 회복전략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남 U-18팀은 부상 선수 한 명 없이 대회를 마감했다.
데이터는 매년 그 종류와 활용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 몸 상태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측정까지 이뤄지고 있다. 데이터는 유소년 선수들의 성장에 필수로 자리 잡았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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