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공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투수가 있다."
KBO리그 복귀 첫 시즌을 마친 추신수(39·SSG랜더스)가 한 해를 돌아봤다.
추신수는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KBO리그에서 잔상이 오래 남은 선수들'로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최정(SSG) 나성범(NC 다이노스) 고영표(KT 위즈)를 언급했다.
추신수는 "한국에서 처음 삼진당했을 땐 자존심이 상했다. 그런데 나도 미국에서 좋은 투수들 상대로 좋은 결과를 내고 나면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어린 투수들이 잘 범타 처리하고, 삼진잡았을 때의 희열이 그 선수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내가 일부러 삼진당하는 건 아니지만"이라며 웃었다.
"기사로 이름만 보다가, 막상 만나보니 수준높은 선수들이 많았다. 최정이나 나성범이 특히 그렇다. 올해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좋은 선수들이 많아 금방 좋아질 수 있다."
추신수와 동갑내기인 오승환과 이대호는 올해도 좋은 성적을 냈다. 추신수는 "(오)승환이를 상대할 때는 뭔가 아드레날린이 더 분비되더라. 정말 이기고 싶었다. 아마 승환이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라며 "정말 대단하다. 어린 선수들이 오승환 이대호를 보면서 '정말 잘한다'로 끝나지 말고, 어떻게 그 나이에도 잘할 수 있는지 연구해서 그 장점을 자기 걸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것 같은 선수를 묻자 "최정, 나성범은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나도 미국에서 사구를 꽤 많이 맞았는데, 최정은 내 두배를 맞았다. 나도 몸쪽 공에 두려움이 있는데, 최정은 그런게 안 보인다. 자신있게 몸쪽 공을 치는 거 보면 정말 대단하다. 나성범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에 가게 된다면 스플릿 계약은 피하기 바란다. 200만~300만 달러(20억~30억원) 메이저 구단들에겐 아무것도 아니다. 조금만 부족하면 마이너 내려버린다. 그러면 언어도 문화도 다른 환경 때문에 야구에 집중하기 어렵다. 무조건 메이저리그 개런티 계약을 받고 가야 가능성이 있다."
이어 추신수는 "고영표를 상대하다보면 내가 바보가 되는 기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미국 언더핸드 투수는 슬라이더 커브를 던지지 체인지업은 잘 던지지 않는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공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느낌"이라며 "고영표를 상대하다보면 내가 바보가 되는 기분이다. 정말 못치겠다. 내가 봐도 내 꼴이 웃긴다. 이런 선수들이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 KBO리그와 대표팀에서 오래오래 뛰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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