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잔류가 확정된 순간에도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두 손에서 수첩을 놓지 못했다.
인천이 '잔류왕' 불명예를 뗐다. 지난 7일 강원FC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 올 시즌 36경기에서 승점 45점을 쌓으며 최소 10위를 확정했다. 이로써 인천은 남은 두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잔류를 확정했다. 인천은 최근 몇 년 간 시즌 초반 주춤하며 강등권까지 내몰렸다. 가을이 되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시즌 막판 기적을 쏘아 올리며 잔류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조기 잔류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뒤 조 감독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무엇보다 기쁘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라운드 위 팬들의 기쁨과 달리 조 감독은 냉정함을 유지했다. 그는 두 손에 꼭 쥔 수첩에 뭔가를 계속 끄적였다. 이유가 있다.
조 감독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메모해 놓는다. 개인적으로는 내년에도 이 팀에서 과연 어떤 부분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내가 과연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인지 되돌아 봐야 할 것 같다. 팀과 잘 상의해서 더 나은 인천을 위해 고심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 감독은 잔류와 동시에 새 시즌 고민에 돌입했다. 그는 "올 시즌 좋았던 것은 패하지 않으면서 승점을 관리한 것이다. 좋은 순위에 있었다. 아쉬운 점은 (좋은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부상 선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기 잔류로) 우리가 내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이를 토대로 정말 내년에는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더 나은 인천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 감독과 선수들이 쓴 인천의 해피엔딩. 그 뒤에는 조 감독이 한 시즌 동안 절대 손에서 놓지 않았던 수첩과 볼펜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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