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 시즌 개막 전까지 SSG 랜더스 포수 이현석(29)을 주목한 이는 많지 않았다.
선배들의 그늘이 워낙 짙었다. '안방 터줏대감' 이재원(33)과 그 뒤를 받치는 이흥련(32)의 존재감이 컸다. 지난해 1군 무대에서 58경기 109타석을 소화했지만, 올해도 평가는 이재원과 이흥련의 뒤를 받치는 '3번 포수' 이상을 넘지 못했다.
올 시즌 이현석은 39경기 89타석 출전에 그쳤다. 출전-타석 수 모두 줄어들었다. 하지만 질은 딴판이었다. 타율 2할6푼6리, 4홈런 19타점, 출루율 0.302, 장타율 0.481로 지난해(타율 1할7푼9리, 2홈런 7타점, 출루율 0.224, 장타율 0.257)에 비해 크게 발전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타석에서 재능을 발휘했다. 경쟁 약점으로 여겨졌던 수비에서도 투수 리드나 블로킹, 프레이밍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기에 보여준 존재감은 이재원, 이흥련에 비해 오히려 강렬했다는 평가. 내년에는 '3번 포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SSG 안방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가할 것이라는 희망을 꽃피운 시즌이었다.
강화 퓨처스필드에서 펼쳐지고 있는 마무리캠프에 합류 중인 이현석은 "1군 경기를 많이 나가게 된 게 작년이 처음이었다. 작년엔 멋모르고 그라운드에 섰다면, 올해는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를 철저히 하려 했다"며 "타석에서 약점이 어느 정도 드러난 부분도 있지만, 그를 통해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하는 지 알게 됐다. 아쉽지만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보완점을 두고는 "바깥 쪽으로 빠져나가는 슬라이더에 배트가 많이 나갔다. 컨디션이 떨어지더라도 좋은 타자는 그런 상황에서 참고 기다릴 줄 안다"고 명확하게 밝혔다.
세리자와 유지 SSG 배터리 코치는 스프링캠프 당시 "이현석이 블로킹, 프레이밍 면에서 발전한다면 더 좋은 포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현석은 "당황하고 주눅들지 않으면서 최선의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투수 뿐만 아니라 코치님, 전력분석 파트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특히 세리자와 코치님은 내게 맞는 훈련법 뿐만 아니라 블로킹, 송구, 프레이밍 등 여러 부분에서 자신감을 많이 주셨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대학 무대를 거친 이현석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현 SSG)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 차츰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여전히 '1차 지명 선수'라는 타이틀의 무게와는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두 시즌 연속 받은 기회와 활약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내년에는 증명해야 한다.
이현석 스스로의 욕심도 커진 모습이다. 이현석은 "시즌 말미에 접어들었을 때 '내년엔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금 시기(마무리캠프)가 더 중요하게 와닿는 것 같다"며 "올 시즌을 통해 내년 준비를 어떻게 해야할지 알게 됐다. 윤곽은 잡혔으니, 확실하게 틀을 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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