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배구의)스파이크하고 투구 동작이 비슷한가요?"
아버지는 배구 레전드 하종화, 둘째 누나는 페퍼저축은행 하혜진. 첫째 누나와 여동생도 모두 배구를 한 '배구 집안'의 거인이다.
하지만 하혜성(18)의 선택은 야구였다. 야구명문 덕수고를 졸업했고, 신인 지명 2차 5라운드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김해 상동연습장에서 만난 하혜성은 프로에 어울리는 몸만들기에 한창이었다. 현재 90kg인 체중을 100kg까지, 근육을 찌우는 게 눈앞의 목표다.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진 저도 배구를 했어요. 아버지가 감독하실 때 경기 많이 보러갔고, 누나들 경기도 자주 봤는데…너무 힘들어보였어요. 야구는 재미있을 것 같았죠. 지금도 재미있어요. 제 선택에 후회 없습니다."
하종화 전 감독은 '야구를 하고싶다'는 아들의 소원을 고민 끝에 들어줬다. 배구는 직접 가르쳐줄 수 있고 이끌어줄 수 있지만, 야구는 다르다. 아버지로서 고민이 많았을 수밖에 없다. 하혜성은 "아버지가 '열심히 해라. 네 앞길은 네가 선택하고 개척하는 거'라고 하셨어요. 강하게 키우시는 스타일"이라며 웃었다.
지금도 배구선수로 뛰는 가족은 하혜진 뿐이다. 하혜성은 "누나들이 마음 고생이 많았어요. 프로가 쉽지 않다, 참 냉정한 곳이다 느꼈죠. 열심히가 아니라 잘해야하는 곳이잖아요"라고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아버지는 1m95, 누나는 1m81. 피는 속일 수 없다. 하혜성도 1m90이 넘는 장신이다.
덕분에 고교 시절 별명은 여지없이 '진격의 거인'이 됐다. 정작 하혜성 본인은 제대로 보지도 않은 만화.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롯데에 올 운명이었던 셈이다.
막강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고교 시절 최고 구속 149㎞를 찍었다.향후 단련하기에 따라 '남자의 로망'인 150㎞ 이상의 직구를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재능으로 꼽힌다.
"김원중 선배 던지는 모습을 정말 좋아합니다. 1m92 큰키에서 타자를 압도하는 직구를 팍팍 꽂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그래서 롯데에 뽑혔을 때 정말 좋았죠. 친구들 앞에서 티를 못내는게 힘들었어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진주에서 7년간 성장해서인지 영락없는 경상도 남자다. 그래도 고교 동기 한태양과 함께 온 덕분에 프로 적응은 순조롭다. 지금은 룸메이트 이민석(롯데 1차지명)과 특히 친해졌다. 둘다 거인 같은 큰 키와 당당한 체격, 그리고 과묵한 성격까지 빼닮은 스타일이다. 하혜성은 "조용하고, 서로 말도 별로 없고, 각자 자기 할 거 하는 스타일이라 잘 맞아요"라며 웃었다.
"더 좋은 제구력과 변화구를 갖고 싶어요. 아버지와 팬들 앞에 하루빨리 1군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에 걸맞는 좋은 투수가 되겠습니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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