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세르비아로 넘어갈 준비하고 있어요."
수화기 너머로 '학범슨' 김학범 전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61)의 묵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인터넷 연결망 탓인지 중간중간 전화가 끊겼지만, 김 감독 특유의 또렷한 발음이 귀에 속속 박혔다.
김 감독은 지난 8월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재충전을 시작했다. 그는 태국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몇몇 클럽팀의 러브콜을 마다한 채 해외 연수를 떠났다. 김 감독은 "다른 나라의 축구를 보며 더 공부해야죠"라며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9월 남미를 시작으로 벌써 3개월째 전 세계를 누비며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김 감독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시작으로 현재 유럽에 머물며 공부하고 있어요. 독일, 프랑스 등을 거쳐 그리스 리그도 봤어요. 이제는 세르비아로 넘어가 동유럽 축구도 보려고 합니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당초 김 감독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프랑스에서 10주쯤 공부할 예정이었다. 특히 호르헤 삼파올리 마르세유 감독과 소통하며 특유의 압박 축구를 더욱 가다듬을 계획이었다.
공부를 하다보니 욕심이 생겼다. 김 감독은 "이 나라, 저 나라 두루 돌면서 열심히 보고 있어요. 생각보다 더 많은 나라를 거치면서 축구를 보고 있어요. 코로나19 백신 패스 내밀고 매일같이 경기장을 다니고 있어요. 확실히 나와서 보니까 또 보고 배울 게 많습니다. 많이 배우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어느덧 60대에 접어든 김 감독은 외국에서 축구 열정을 불태우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의 모습은 현직 K리그 후배 감독 및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2021년 K리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은 "(내게 영향을 준 분은) 최강희 김학범 감독이다. 지금도 최고의 명장인 두 분이 나를 만들었다. 최강희 감독이나 김학범 감독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장점만 배워서 이끌어 가는데 도움 받으려고 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도쿄올림픽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동준(울산 현대)은 베스트11 수상 직후 "이 자리에 서게 해주신 홍명보 울산 감독님께 감사하다. 제가 빛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게 해주신 김학범 감독과 조덕제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김 감독은 쑥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는 "에이, 왜 내 이름을 불렀을까"라며 허허 웃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김 감독은 '한국 축구의 희망' 이동준을 향해 "올 한 해 홍명보 감독께서 잘 가르쳐 준거죠. 앞으로도 지금처럼 열심히 했으면 하는 바람이죠"라며 '츤데레' 응원을 보냈다.
김 감독은 두 계절을 외국에서 보낸 뒤 이달중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당초 예정일보다 다소 늦어졌다. 하지만 귀국 시점이 다가올수록 그동안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 김 감독은 "그리스에서 경기를 봤는데, 세르비아까지는 보고 가야겠어요.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한국 가는 항공편도 많이 줄었거든요. 항공편 잡힐 때까지 열심히 보고 들어갈게요"라며 웃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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