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2021 LAST 90min'
11일, 대구FC와 전남 드래곤즈의 2021년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이 펼쳐진 DGB대구은행파크.
킥오프 시간이 무색했다. 축구장 근처는 경기 시작 한 시간여 전부터 '홈 팀' 대구를 상징하는 하늘색 물결로 넘실댔다. 2021년 마지막 경기 '퍼펙트 피날레'를 장식하려는 뜨거운 응원단이었다.
분위기는 좋았다. 대구는 지난달 24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라마스의 페널티킥 득점을 앞세워 1대0 승리를 챙겼다. 대구는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2차전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을 확정하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대구는 홈에서 2018년 이후 3년 만의 우승을 확정한다는 각오였다. 또한, 2019년 개장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는 다짐이었다.
이에 맞서는 전남의 팬들은 간절했다. 1차전에서 패한 전남은 벼랑 끝 상황이었다. 전남을 상징하는 노란 유니폼으로 경기장 한 편을 수놓았다. 팬들은 '보여주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굳은 결의로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 시작. 2021년 마지막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이날 경기는 코로나19 예방 수칙에 따라 육성 응원이 금지됐다. 하지만 선수들을 응원하는 뜨거운 마음은 우렁찬 박수와 커다란 발굴림 소리로도 충분했다. 경기장은 오히려 더욱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대구가 스타트를 끊었다.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전남의 골문을 호시탐탐 노렸다. 잔뜩 웅크린 채 경기에 나선 전남은 기습적인 역습으로 반격했다. 선수들은 이를 악물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가 터져 나왔다. 간절함 담긴 '헤드퍼스트'가 흘러나왔다.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 22분 대구의 코너킥 상황이었다. 대구 홍정운과 전남 황기욱의 치열한 자리싸움이 벌어졌다. 심판이 비디오 판독(VAR)을 진행했다. 홍정운의 '난폭한 행위'를 인정해 즉시 퇴장을 선언했다.
수적 열세에 놓인 대구와 반전의 기회를 잡은 전남이 더 치열하게 붙었다. 전남은 전반 38분 박찬용의 득점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대구는 물러서지 않았다. 2분 뒤 세징야의 득점으로 맞불을 놨다. 전남은 전반 막판 고태원의 추가골로 앞서나갔다.
후반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후반 5분 대구 에드가, 4분 뒤 전남 올렉의 득점이 나오며 경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대구는 후반 22분 상대 실책을 틈타 츠바사가 쐐기골을 폭발했다. 대구 팬들은 순간적으로 동시에 일어나 두 발을 동동 굴렀다. 여기에 후반 30분 전남의 정호진의 퇴장으로 그라운드 위 숫자는 같아졌다. 대구 팬들은 더 크게 '쿵쿵골'을 달렸다.
전남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37분 정재희의 득점으로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전남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4대3으로 승리를 챙겼다. 2007년 이후 14년 만의 우승이자, K리그2(2부 리그)팀의 첫 정상 등극이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총 9016명이 찾아와 축구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무려 7골이 터진 명경기에 팬들은 뜨거운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2021년 마지막 축구 축제가 팬들의 웃음과 눈물 속 마무리됐다.
대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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