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국가대표, 보편적 지원 아닌 차등 지원할 것."
대한장애인체육회가 2024년 파리하계패럴림픽을 앞두고 선수 육성 및 국가대표 훈련체계 전면 개편에 나섰다.
대한민국 장애인 국가대표팀은 지난해 도쿄하계패럴림픽에서 금메달 2개로 종합 41위, 올해 초 베이징동계패럴림픽에서 8년 만의 노메달을 기록했다. 극도의 부진 직후 저변 확대, 세대교체, 전문체육 시스템 쇄신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제기됐다. 29개 종목 360여 명의 국가대표들이 획일화된 훈련 시스템 속에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시드니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이자 이천훈련원장을 역임한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한정된 선수 풀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스포츠정책과학원과 훈련 방식 개선을 준비해왔다. 신인, 꿈나무 육성 사업 개편과 경기력 향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모든 선수가 성과와 관계없이 똑같이 지원받는 보편적 지원 시스템은 문제가 있다"면서 "장애인 전문체육의 혁신이 절실한 시점에서 욕 먹을 각오로 성과에 근거한 차등지원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하계패럴림픽 10위권 진입, 동계패럴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또렷한 목표도 세웠다.
지난 25일 이천선수촌에서 개최한 '선수 육성 및 국가대표 훈련체계 개편' 공청회로 혁신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날 공청회에서 조현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선임연구위원이 발제한 '장애인선수 육성ㆍ훈련지원 개편방안'의 핵심은 시·도장애인체육회의 역할 강화 및 골드윙(GOLD-WING) 프로젝트다. 시·도장애인체육회와 종목 단체가 협업해 지역 선수를 발굴하고 다양한 선수들에게 가장 적합한 종목을 추천, 선정한다. 선발된 신규 선수 중 발전 가능성이 돋보이는 인재는 별도 평가를 통해 '골드윙 자격'을 부여한다. '골드윙' 선수는 1대1 매칭 지도, 맞춤형 훈련, 국제대회 참가 등 전폭적 지원을 받게 된다.
이재원 용인대 교수가 발제한 '국가대표 훈련체계 개편 방안'의 핵심은 '보편적 지원'에서 '차등적 지원'로의 변화였다. 국가대표 개인별 성적과 최근 입상 추이를 점수화해 S-A-B 그룹으로 나누고, 그룹별 지도자도 차등을 둔다. S그룹 선수는 연중 365일 상시, 원하는 만큼 선수촌에서 '월급제' 지도자와 함께 훈련할 수 있다. S그룹의 경우 2021년 기준 평균 훈련일수(144일) 대비 훈련일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 A그룹은 국내 훈련일수 100일, B그룹은 50일을 보장하는 식. S그룹 선수에겐 국제대회 출전 기회도 더 많이 주어진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변화는 농아인 우수 국가대표의 훈련일수 확대다. 데플림픽 유망선수(D그룹, Deaflympic Mastery)로 선발되면 B그룹(50일) 수준의 상시훈련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농아인 국가대표들은 데플림픽이 열리는 해 30일 전후의 특별훈련이 전부였지만 이번 개편 방안이 확정되면 상시 훈련의 길이 열린다.
대한민국 장애인 스포츠의 국제 경쟁력을 되찾겠다는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의지는 강력하다. 향후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 최종 개편 계획을 확정하고, KPC 전문체육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9월 이사회에서 국가대표 선발규정 개정안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이후 11월 '종목별 S-A-B그룹'의 2023년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12월 'S그룹' 최종심의를 거쳐 차등지원 예산을 확정 짓고 내년 1월부터 차등화된 훈련체계를 종목별로 적용할 계획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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