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개막전, 하지만 결코 축제 분위기일 수는 없었다. 30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과 KB스타즈의 개막전이 열렸다.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의미 있는 자리, 타이틀 스폰서인 신한은행은 개막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잔뜩 준비했다. 그러나 전날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인해 애도의 의미로 모두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공중파 중계도, 치어리딩도, 응원가도 사라진 상황에서 체육관을 가득 채운 관중의 함성만 울려 퍼졌다.
양 팀 감독들도 경기 전 인터뷰에서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가족이기에 너무 마음 아프다. 선수들도 마찬가지 심정"이라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공교롭게 홈팀인 신한은행이나 디펜딩 챔피언 KB스타즈나 좋은 상황도 아니었다. 신한은행은 팀의 구심점인 김단비가 FA로 우리은행으로 이적, KB 역시 기둥 센터 박지수가 공황장애로 아직 팀에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밝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힘들었던 경기, 다소 어수선한 플레이가 이어졌지만 개막전부터 2차 연장까지 갈 정도로 코트는 매우 뜨거웠다.
1쿼터 시작 후 김단비 보상 선수로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김소니아가 미들슛으로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한데 이어 아울렛 패스를 받은 역시 이적생 김진영이 3점포를 성공시키며 신한은행은 리드를 잡기 시작했다. 김진영은 특유의 빠른 발과 탄력을 바탕으로 계속 골밑을 파고 들며 전반에만 13득점을 올렸다.
반면 KB는 박지수(공황장애)가 없는 공백이 유난히 커보였다. 신한은행도 센터 없이 포워드 중심의 '스몰볼'로 맞섰지만, 특히 리바운드에서 지난 시즌과 차이가 컸다. 2쿼터 중반 무려 5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연속으로 허용하는 등 박스아웃도 약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반에만 리바운드에서 14-25로 뒤진데다, 김민정과 강이슬 정도를 제외하곤 골밑 돌파를 하지 못했고 3점포조차 강이슬이 전반에 단 1개만 성공시키는 등 외곽포도 말을 듣지 않으며 계속 끌려다녔다.
하지만 국내 최고 슈터 강이슬의 득점 본능에다, 박지수가 없는 사이 이를 만회해야 할 김소담이 힘을 냈다. 강이슬이 외곽을, 김민정 김소담이 골밑을 책임지며 경기 종료 3분여를 앞두고 KB가 65-59로 앞서며 승리를 낚는 듯 했다. 그러나 이 상황서 강이슬이 5파울로 나가며 분위기는 바뀌었고, 신한은행은 김아름이 2점포에 이은 3점포 그리고 KB는 허예은이 6.5초 남기고 얻은 자유투 1개만을 성공시키며 66-66,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1차 연장에서도 역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2차 연장, 결국 이적생 듀오 김진영 김소니아가 신한은행의 84대77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김소니아는 23득점-16리바운드, 김진영은 19득점-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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