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욕은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답답하네요."
서울 삼성 은희석 감독이 경기 중 욕설 논란에 대해 억울함을 표시했다. 팀 분위기도 좋지 않은 가운데, 웃지 못할 해프닝의 중심에 서 답답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사건은 1일 삼성과 서울 SK전에서 발생했다. 선수들의 무기력한 플레이 속, 삼성은 라이벌전에서 67대86으로 완패했다. 5연패로 꼴찌 추락.
문제는 작전 타임 중 의지 없는 선수들을 다그치던 은 감독이 자기도 모르게 욕을 했다는 것이었다. 생중계 카메라가 은 감독을 잡고 있었다. 은 감독은 "파울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왜 이렇게 온순해"라고 선수들에게 소리친 뒤 뒤돌아서며 "아이 XX"이라고 했다.
경기 후 언론 보도를 통해 은 감독이 경기 중 욕설을 내뱉었다고 알려졌고, 동영상 사이트에도 이를 편집한 장면이 올라왔다. 아무리 혼잣말이라도 생중계가 되고 있는데, 감독이 욕을 한다는 건 큰 문제일 수 있었다.
그 장면을 보니 수십 번을 돌려봐도 욕같이 들렸다. 경기 후 이런 논란이 있으면 구단의 해명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아무 얘기도 없어 이 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생각했다. 의지 없는 선수들의 모습에, 은 감독이 화가 난 건 백 번 이해하지만 그래도 욕은 참았어야 한다고 기자도 2일 기사를 썼다.
그리고 어렵게 은 감독과 연락이 닿았다. 은 감독은 "자고 일어났는데 깜짝 놀랐다.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다. 하루 아침에 욕쟁이로 전락해 있었다"고 말했다.
은 감독은 이어 "절대 욕하지 않았다. 당시 화가 많이 나기는 했지만, 나도 모르게 욕을 할 정도로 흥분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 때 내가 뭐라고 했는지, 어떤 상황인지 다 기억이 난다"고 하며 "돌아서며 '아이 증말(정말)'이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은 감독의 말을 듣고, 다시 해당 영상을 보면 '증말' 이라고 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당시 은 감독이 마이크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며 소리가 묻혔고, 체육관 내부가 시끄러워 해당 음성이 교묘하게 들렸다. 은 감독은 "구단 직원들, 나도 영상을 다시 확인했다. 정말 욕처럼 들리더라. 그런데 정말 안했다. 바로 앞에서 카메라가 나를 찍고 있는 걸 아는데, 거기다 대고 욕을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말하며 억울해했다.
그런데 '웃픈'건, 팬들은 은 감독의 욕설을 질타하는 게 아니라 감독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욕을 했겠느냐며 오히려 옹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무기력했던 삼성 주축 선수들의 플레이를 질타하고 나선 것이다. 은 감독은 "이런 논란이 일어난 자체가 내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연패에 빠지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 것 같다. 심기일전해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삼성 구단도 은 감독을 신뢰하고, 설사 욕을 했다 하더라도 특정인을 향해 한 게 아니기에 큰 문제를 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BL도 이 문제를 걸고 넘어지기에는 애매하다. 확실히 욕설을 했다는 증거가 없는데다, 이 장면이 문제가 되면 그동안 재정위원회가 수천번은 열렸어야 했을 것이다.
기자도 은 감독이 욕을 했다는 사실을 100%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관련 기사를 썼기에 은 감독의 입장도 적극적으로 전하기로 했다. 실수로 결론이 날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짚고 넘어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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