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코로나 전에는 우리 선수들과 팬들이 호흡을 맞추는 세리머니가 많았거든요. 그런 분위기를 되찾고 싶어요."
이제 V리그의 슈퍼스타, 국가대표팀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하지만 허수봉의 마음 속에는 만원을 이룬 천안 유관순체육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26일 안산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시즌 V리그 OK금융그룹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 완승을 거뒀다. 허수봉은 8득점을 올리며 주포 오레올(18득점)의 뒤를 견실하게 받쳤다.
이날 경기에서 돋보인 포인트는 허수봉과 홍동선이 미들블로커와 아포짓을 오가며 상대를 혼란시키는 장면이었다. 허수봉이 속공을 때리고, 홍동선은 OK금융그룹 차지환을 전담마크하듯 따라다녔다. 이어 허수봉이 후위로 빠지자 엉뚱하게 홍동선이 리베로와 교체되고, 허수봉은 다시 아포짓으로 자리를 옮겨 후위 공격을 때렸다.
경기 후 만난 허수봉은 "우리카드나 OK금융그룹이 우리랑 승점 차이가 얼마 안 나니까, 이번 2연전이 정말 중요했다"면서 "꼭 이겨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즐기면서 뛰었다. 승리해서 기분좋다"는 속내를 전했다.
OK금융그룹의 수비진을 뒤흔든 이 같은 스위칭은 오랫동안 연습한 결과물은 아니다. 불과 지난 경기 끝나고 준비하기 시작했다. 허수봉은 'OK금융그룹전을 겨냥한 작전이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봐도 된다. 2018~2019시즌 때 미들블로커로 뛴 경험도 있다"며 씨익 웃었다. 이어 "홍동선이 들어오면 우리 서브가 강해지는 의미도 있다. 오늘 서브 정말 잘 넣더라"며 후배를 향한 격려도 더했다.
홍동선은 "2라운드 대한항공 때 비슷한 작전을 쓴 적이 있다. 그땐 잘 못해서 0대3으로 졌다"면서 "이번 경기를 앞두고 야간연습까지 하면서 (이)현승이랑 열심히 맞췄다. 연패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내가 좀 까부는 편이라, 감독님이 '진지하게 집중하라'는 얘길 해주셨다"며 민망해하기도 했다.
"평소 교체로 들어가서 분위기를 바꾸는게 쉽지 않다고 느꼈다. 오늘은 선발이니까 보여줄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개인운동 열심히 한 노력의 보답이 된 것 같다. 웜웝존 후보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걸 요즘 많이 깨닫는다."
올시즌 현대캐피탈의 홈관중은 평균 1800명을 밑돈다. 코로나 이전의 열기에 비하면 초라하다. 허수봉도 그 시절 '황금기'를 회상했다.
"팬들이 유관순체육관을 많이 찾아주실 때, 선수들과 팬이 호흡을 맞추는 세리머니가 많았다. 코로나 때문에 2년간 무관중, 소수 관중 경기를 하고, 또 어린 선수들이 많아지다보니 그런 게 없어졌다. (최태웅)감독님이 '옛날처럼 해보라'고 하셔서 선수들끼리 의논을 많이 해봤다. 지난 2년간 성적이 안 좋았으니 관중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잘해서 팬들이 다시 찾아오도록 하고 싶다."
안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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