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림픽 때도 사실 상태가 좋지 않았다. 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팀에 빠르게 적응했다. 어느덧 데뷔 18년차. 개막을 기다리는 베테랑 투수 차우찬(36)의 마음은 오묘하다.
차우찬은 1월 20일 괌으로 조기 출국, 약 한달간 괌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워낙 오랜만에 받는 체력 훈련이라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 자신에겐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차우찬은 지난 18일 발표된 2차 귀국명단에 포함됐다. 롯데 측은 "향후 일본 전지훈련(이시가키, 오키나와)은 실전에 뛸 선수들 위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차우찬은 상동 퓨처스캠프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려 정규시즌 출격을 노릴 예정이다.
삼성 라이온즈 왕조의 중추였다. 선발과 불펜 모두 맡은 바를 해냈다. LG 트윈스로 이적하면서 4년 95억원이란 당시 기준 투수 FA 최고액을 받은 이유다. LG에서도 3년간 541이닝을 소화하며 3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하지만 이후 3년 20억원의 FA 계약은 잘 이행하지 못했다. 2020년 이후 거듭된 어깨 부상이 문제였다. 2021년 복귀 직후 열린 도쿄올림픽에 참여했지만, 이후 다시 부상이 도졌다.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했다.
지난해 9월 퓨처스리그에서 2경기에 등판했다. 차우찬은 "도쿄올림픽 때는 기적이었고, 지금은 수술을 받고 재활하는 상황"이라며 "작년에도 사실 나가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준비도 안돼있었다. 마지막일까 싶어 한번 던져보겠다고 했다"고 돌아봤다. 시즌 종료 후 방출된 차우찬은 롯데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마지막일지도 모를 3번째 팀이다.
롯데에 오기 전까진 전준우 안치홍 박세웅 김진욱 등과 대표팀에서 한번씩 스쳐지나간 정도. 대신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영수 투수코치, 김현욱 트레이닝코치, 허삼영 전력분석 코디네이터가 있다. 김상수와도 삼성 시절 이후 다시 만났다.
김현욱 코치의 지옥 컨디셔닝은 의외로 잘 버텨냈다. 특히 달리기 실력은 어린 친구들에도 뒤지지 않는다. 차우찬은 "체력은 지금도 자신있다. 어깨만 괜찮으면 되는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여전희 의문부호로 가득하다.
"전력투구는 안되고, 60~70% 오가는 상황이라고 보면 될 거 같다. 안 좋으면 조금 쉬고…개막이 참 다르게 느껴진다. 다들 시즌 개막만 기다리고 있는데, 나는 개막 이후를 보고 있으니까…'천천히, 여유있게 하라'고들 하는데, '건강하기만 하면'이란 단서가 참 크고 무겁다."
훈련에 몰두하면서도 마음고생이 심하다보니 입술이 터져 고생했다. 차우찬은 "오랜만에 이렇게 훈련하니 나는 재미있는데, 몸은 다르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롯데와 차우찬이 바라보는 복귀 시점은 6월말~7월초 정도. 차우찬은 "그 시기를 넘어가면 어렵지 않을까. 내게도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좋아질 거라는 생각만 하기로 했다"고 했다.
"롯데 투수진이 정말 좋다. 젊고 재능있는데 경험도 많이 쌓은 선수들이 많다. 팀 분위기가 워낙 좋다보니 난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 내 역할을 못하고 있으니 미안하다. 돌려주고픈 마음 뿐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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