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쫄깃하네.'
'2023 열정배드민턴리그'가 '작은 변화'로 '큰 흥미'를 불러오고 있다. '작은 변화'는 21점제 승부를 15점+11점제 승부로 단축한 것이다. 일종의 '로커룰'이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규정에 따라 공식 국내·국제대회에서는 21점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은 자체 세미 프로리그의 취지를 살려 지루하게 느껴졌던 21점제의 단점을 덜기 위해 이번에 변화를 시도했다. 15점제는 2005년까지 국제대회에서 통용된 제도였다. BWF는 2006년 기존 15점-3세트제에서 서브권을 얻은 뒤 공격에 성공해야 득점을 인정했던 번거로움을 없애는 대신 랠리포인트 방식의 21점-3세트제로 변경했다.
이런 국제 규칙과 달리 연맹은 이번에 15점제를 도입하면서 고유의 '로컬룰'을 더했다. 1, 2세트(15점제)의 경우 듀스로 가더라도 최대 21점으로 제한했다. 3세트는 듀스 없이 11점 승부다. 기존 무제한 듀스제로 하면 경기가 너무 늘어져 선수들 체력소모도 가중되는 단점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자 현장 반응은 뜨겁다. 일단 팬들은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다. 열정배드민턴리그는 단체전(3단식+2복식) 승부이기 때문에 21점제였던 작년의 경우 풀매치에 들어가면 한 경기 치르는데 4∼5시간을 넘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해는 2∼3시간이면 승부가 끝난다. 하루 3경기씩 치르더라도 "지쳐서 다 못보겠다"는 불만이 사라졌다고 한다.
연맹 관계자는 "15점에 결론을 내야 하기 때문에 경기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선수들도 더 집중하게 된다. 특히 3세트 11점제에 들어가면 박진감은 고조된다"고 말했다. 현장 감독과 선수들도 "쫄깃하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의미는 좀 달랐다. 보여주는 입장에서 '죽을 맛'에 가까운 '쫄깃함'이란다.
지난 17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이번 대회 1호 3세트 11점 승리를 경험했던 베테랑 손완호(35·밀양시청)는 "남은 경기에서는 3세트까지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며 당시 아찔했던 순간에 혀를 내둘렀다.
국가대표 출신 손완호는 비시즌 인도 등 동남아리그에 참가했던 경험이 풍부하다. 여기서 15점제를 겪어봤기에 적응하는데 어렵지는 않았지만 11점제의 압박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는 "한 번 실수 하면 큰일난다는 긴장감이 크지만 나처럼 나이 든 선수에겐 21점 길게 가는 것보다 체력관리에 유리한 면도 있다"면서 "관중 입장에서 흥미진진하고, 선수들은 좋은 경험이 되고 긍정적인 면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손승모 밀양시청 감독은 "지루한 느낌은 없어졌지만 벤치에서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 웃으며 "공격형으로 몰아치는 스타일의 선수에게 유리한 제도다. 그만큼 공격 플레이가 많아지면 팬들도 즐거워하고, 나도 즐겁다"고 했다. 차윤숙 포천시청 감독은 "들이대는 선수에겐 유리하지만 이른바 잘 하는, 상위 랭커 선수들은 불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조별예선에서는 남자부 A조 고양시청이 이천시청을 3대2로 꺾고 1패 뒤 첫승을 챙겼고, 여자부 디펜딩챔피언 삼성생명(A조)은 시흥시청과의 첫 경기서 3대1로 승리했다.
남자부 B조의 삼성생명도 이날 첫 경기에서 수원시청을 3대0으로 제압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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