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유럽 축구버전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나왔다. 주인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핵심 미드필더인 카세미루다. 이달 초 경기 중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폭력적인 행동으로 다이렉트 퇴장 징계를 받았던 카세미루가 팀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결전에서 스스로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맨유 팬들은 카세미루의 달라진 모습에 찬사를 보내며 즐거워했다.
영국 대중매체 데일리스타는 24일(한국시각) '맨유 팬들은 바르셀로나전에 나온 선수단 집단 충돌에서 카세미루가 맡은 역할에 관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맨유는 이날 새벽 홈구장인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2022~2023 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렀다. 앞서 바르셀로나 원정으로 치러진 1차전에서 맨유는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2차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팀이 결정된다.
이렇게 중요한 매치였기 때문에 양팀 선수들의 긴장감은 팽팽했다. 결국 경기 중 선수들끼리 충돌이 일어났다. 1-1로 맞선 후반 14분, 맨유 '캡틴' 완장을 찬 페르난데스가 그라운드에 쓰러진 바르셀로나 프랭키 데 용을 걷어차면서 양팀 선수들이 집단 몸싸움에 돌입했다. 거친 말싸움과 밀치기 등이 오갔다. 다행이 심각한 폭력사태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때 카세미루의 행동이 맨유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중계화면에 잡힌 카세미루는 몸싸움의 중심지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동료들과 함께하지만, 싸움에는 끼어 들지 않겠다'는 의지가 역력히 드러났다.
이런 모습에 맨유 팬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비웃음이 아니라 기쁨의 웃음이다. 카세미루가 자신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극복하고, 팀 승리를 위해 스스로를 자제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빼어난 경기력에 비해 거칠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큰 비난을 받은 지 채 한달도 안돼 '개과천선'했다.
카세미루는 지난 5일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리그 홈경기에서 분노 조절에 실패하며 폭력적인 행동을 해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바 있다. 후반 25분 안토니가 제프리 슐럽과 충돌 후 쓰러지자 가장 먼저 달려나가 슐럽을 밀치며 집단 몸싸움의 불을 당겼다. 이어 카세미루는 슐럽의 목을 두 손으로 움켜쥐기까지 했다. 결국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고, 추가로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로 인해 카세미루는 큰 비판을 받았다. 자신 뿐만 아니라 팀에게도 손실을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겪은 뒤 카세미루는 한층 더 성숙해진 듯 하다. 바르셀로나전에 나온 선수단 충돌 때 스스로를 자제하며 경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맨유는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골을 터트리며 2대1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 티켓을 따냈다. 맨유 팬들은 SNS를 통해 카세미루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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