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도 메이저리그의 '오타니 룰'처럼 '장재영 룰'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의 투-타 겸업 '이도류'가 실전에서도 나오면서 KBO리그에서 실제로 보여줄지 궁금해지고 있다.
장재영은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필드에서 열린 네덜란드 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하더니 교체 이후 타자로도 나섰다.
장재영은 이날 선발로 나서 1회말을 공 7개로 가볍게 끝냈다. 선두 프로파를 1루수 앞 땅볼로 잡은 뒤 2번 그레고리우스를 삼진처리한 장재영은 3번 발렌틴도 1루수앞 땅볼로 아웃시키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최고구속은 153㎞를 찍었다. 너무 적은 투구수를 기록했지만 이후 이닝에도 던져야 하는 투수들이 있어서 2회말엔 외국인 투수 후라도로 교체됐다.
자유롭게 교체가 가능한 연습경기라서 장재영은 6회초 대타로 들어갔다.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1타점을 올렸다. 8회초 두번째 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다. 2타석 1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설마 설마한 일이 이젠 실전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도류의 첫 시작은 호주에서였다. 무려 9억원의 큰 계약금을 주고 데려온 괴물 신인투수였지만 2년간 제구 불안으로 1군에서 던질 수 없었다. 구단이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 보내면서 장재영에게 타격을 권유했다. 고등학교 시절 파워 히터로 곧잘 타격을 했던 장재영에게 분위기를 전환하라는 뜻으로 타격을 하라고 했던 것.
타격을 해서 장재영이 더 좋아진 걸까. 장재영은 호주에서 1승 2패 3.3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30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37삼진, 9볼넷으로 매우 안정적인 제구를 보여줬다. 마지막 등판에서 8이닝을 소화해 6라운드 주간 최고투수에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진짜 타격도 했는데 9타석 6타수 무안타 3볼넷이었다.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공을 보면서 타자의 마음을 느낀 것이 오히려 투구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렇게 끝나겠지 했는데 아니었다. 구단은 애리조나 캠프에서 장재영을 이도류로 키웠다. 이틀 타자 훈련-하루 투수 훈련이라는 스케줄 속에서 장재영은 불펜에서 공도 던지고, 타격 케이지에서 타격도 했다. 신인 김건희라는 '이도류' 파트너가 있어 외롭지 않았다.
장재영은 이도류를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투수를 더 잘하기 위해서"라며 투수쪽에 확실히 큰 비중을 뒀다.
그런데 이젠 실전 단계까지 왔다. 안타를 아직 치지 못했지만 만루의 중요한 상황에서 공을 잘 골라 밀어내기 볼넷을 만든 장면은 '타자' 장재영을 눈여겨 보게 만든다.
장재영의 '이도류'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넘어 정규시즌까지 이어질까. 만약에 이도류를 하더라도 가끔 대타 정도가 아닐까 하는 시각이 많은 현재 상황.
하지만 진짜 오타니 쇼헤이처럼 선발 투수로 나가면서 타자도 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엔 메이저리그처럼 '오타니 룰'을 KBO리그에도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원래 투수가 타격을 할 경우 투수로서 교체가 되면 타격도 하지 못하는 것이 룰이지만 메이저리그는 오타니의 상품성을 인정해 투수로서 교체 되더라도 지명타자로 계속 뛸 수 있는 '오타니 룰'을 지난해부터 적용했다. 한국에서도 '장재영 룰'을 만들어 이도류가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당장 장재영이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이후 김건희나 다른 선수가 이도류를 시도할 때를 대비할 필요도 있다.
'9억팔'이 '9억 이도류'가 될 수도 있다. 분명히 상품성은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허나 내일 일은 모르는 법이다. 진짜 김성한(해태 타이거즈) 이후 '이도류'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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