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렇게 우승이 넘어간다고? 하는 심정이었다."
데뷔 16년차, V리그 최고의 스타이자 태극마크를 달고도 맹활약한 베테랑. 양효진(34)도 벽에 부딪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현대건설은 도드람 2022~2023시즌 최고의 스타트를 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또한번 15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하고, 개막 15연승을 달린만큼 V리그 역사에 남을 정규리그 16연승의 신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현재 순위는 2위. 지난 5라운드 1승5패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어느덧 '배구여제'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그래도 1일 GS칼텍스전에서 셧아웃 완승을 거두며 2연승, 흥국생명에 승점 3점 차이로 따라붙었다. 1위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양효진은 "이기는 건 정말 기분좋은 일"이라며 활짝 웃었다. 지난 5연패의 악몽을 떨쳐낸 시원한 미소였다.
"어린 선수들도 있지만, 나 말고도 나이가 있는 편이다. 누구 하나가 나서서 분위기를 바꿀 나이도 아니고, 그런 부담을 질 상황도 아니다. 부상 선수도 많았기 때문에…각자 잘 추스르고 케어하려고 노력했다. 예전 리듬을 어떻게 찾아야할지 고민했다. 덕분에 오늘 시합을 잘 치를 수 있었다."
양효진은 "GS칼텍스는 분석이 좋아 까다롭다"며 한숨울 쉰 뒤 "연타 때리는 코스는 영업 미밀이다. 나도 같이 분석하지 않나. 그래도 배구라는게 어디 한 공간은 비게 돼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의 이탈을 메꾸던 팀 전력에는 기어코 구멍이 났다. 노장 황연주의 투혼에도 한계가 있었다.
양효진은 2007~2008시즌 데뷔한 이래 현대건설 원클럽맨이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2015~2016년 단 1차례 뿐이다. 최근 3년간 2차례나 정규시즌 1위를 달리다가 리그가 중단되는 아픔도 맛봤다.
"사실 마음을 좀 내려놓았다. 연패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우승 하나만 바라보고 시작했고 리듬도 좋았는데…지금 생각해보면 상황이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 변하기 마련이다.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날 몬타뇨가 V리그 데뷔 이래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양효진은 "팀내에서는 몬타뇨라고 안한고 '이봉'이라고 부른다. 예전에 몬타뇨란 다른 선수가 있기도 했고, 발음하기도 편하지 않나"라며 웃었다.
"야스민도 팀에 적응하기까지 6개월 정도 시간이 걸렸다. 디그하고 세트하고 블로킹하고 수비위치를 잡는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동선, 움직임이 정말 많다. 맞춰가는 과정이다. 외향적인 선수는 아니지만 흡수를 잘하더라.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
장충=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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