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커리어에 골 밖에 말할 게 없다고? 나같으면 밤잠 못이룰 것."
'아스널 레전드' 티에리 앙리기 해리 케인에게 골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 올 여름 기필코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트넘 역대 최다골 기록자인 케인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임은 반박불가의 팩트지만, 불운하게도 그는 서른이 다 되도록 단 한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1993년생 케인은 9일(한국시각) 안방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AC밀란전에서 골을 위해 종횡무진 분투했지만 혼자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득점 없이 비기며 1차전 0대1 패배를 뒤집는 데 실패했고 AC밀란에게 16강행 티켓을 헌납했다. 케인으로서는 또 한번의 우승 찬스가 눈앞에서 사라진 가슴 아픈 순간이었다. 탈락도 탈락이지만 한 골만 넣어도 희망을 살릴 수 있는 경기에서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부분은 케인에게도 절망적이었을 것. 앙리는 이날 토트넘의 챔스 탈락 직후 CBS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케인이라면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어디를 선택하느냐는 그에게 달려 있지만 나라면 떠날 것이다. 케인은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인 같은 능력있는 선수라면 커리어가 끝날 때까지 개인 골 기록에 대해서만 말해선 안된다. 내가 내 골 이야기 밖에 할 수 없는 선수라면 밤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물론 클럽 역대 최다골은 대단한 업적이고 난 그를 엄청나게 존경한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커리어가 끝날 때 가져올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다면 힘든 일"
이라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빅클럽으로의 이적을 적극 권유했다.
사실 기회는 매시즌마다 있었다. 항상성을 지닌 잉글랜드 캡틴, 최고의 공격수를 향한 입질은 끊이지 않았다. 2021년 여름 맨시티가 케인에게 1억 파운드(약 1571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했을 때 이적이 진행될 뻔했지만, 대니얼 레비 회장이 천문학적인 높은 몸값을 고수했고, 맨시티는 영입 작업을 중단했다. 이후 맨시티가 엘링 홀란드를 영입하며 케인 영입의 문을 닫은 새, 에릭 텐하흐 감독의 맨유가 케인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앙리의 동료인 제이미 캐러거 역시 케인이 프리미어리그에 남아 앨런 시어러의 리그 역대 최다 득점골과 우승 트로피를 동시에 좇으려면 맨유행만이 유일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케인은 어디로 갈까? 그게 큰 문제다. 현재 그를 영입할 만한 클럽이 많지 않다"면서 "현실적으로 케인이 갈 수 있는 곳은 맨유뿐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맨시티에는 홀란드가 있고 리버풀에는 다르윈 누네즈가 있고 '토트넘의 라이벌'인 아스널이나 첼시에는 갈 수가 없으니까"라는 근거를 댔다.
"케인이 국외로도 갈 수 있지만 프리미어 리그 최다골 기록을 원할 것"이라면서 "그가 잉글랜드에 남는다면 그가 갈 수 있는 유일한 빅클럽은 맨유뿐"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리고 시니컬한 한마디를 덧붙였다. "하지만 그들이 과연 서른이 다 된 선수에게 1억 파운드(약 1571억원)를 쓸까?"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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