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아니, 이게 애기 아빠가 돼서…."
인터뷰 중 이광혁(28·수원FC)의 눈시울이 붉게 물들었다. 이광혁은 눈물을 글썽인 것이 쑥스러웠던 모습인지 이내 농담을 던지며 환하게 웃었다. 기쁨이 가득 묻은 얼굴이었다.
이광혁은 1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수원 삼성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홈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광혁은 전반 24분 장재웅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호시탐탐 상대 골문을 노리던 이광혁은 전반 40분 결실을 맺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라스가 연결해준 공을 헤딩골로 연결했다.
경기 뒤 이광혁은 "프로 첫 번째 헤딩골 같다. 연습했던 장면이다. 양동현 코치님이 '이 자리에 올거니까 다른 데 가지 말고 꼭 있으라'고 해주셨다. 진짜 왔다. 편안하게 했다. 라스와 연습 장면에서 많이 나왔다. 그럴 때는 공이 천천히 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득점 뒤 장면이다. 이광혁은 오른 엄지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는 '베이비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아내가 (경기장에) 와 있었다. 지난해 결혼했고, 5월에 아기가 태어난다. 그런 의미에서 했다. 태명은 '로라'다. 분유 버프인 것 같다. 책임감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혁은 포항제철중-포철고를 거쳐 2014년 포항 스틸러스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했다. 어린 시절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큰 기대를 받았다. 포항제철고 시절 '포항 메시'로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기복이 있었다.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광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새 도전에 나섰다. 자유계약(FA) 자격으로 수원FC에 합류했다. 생애 첫 이적이었다.
그는 "이적할 때 생각을 많이 했다. 어느 팀을 가야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수원FC에서 가장 원했던 것이 사실이다. 공격적인 팀이고, 공격수들을 위해 수비수들도 많이 희생해준다. 지금까지는 내가 생각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했다.
수원FC에 새 둥지를 튼 이광혁은 리그 세 경기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는 "세 경기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하는 컨디션은 아니다. 반은 아쉽다. 조금 더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팀원들에 어떻게 좋은 어시스트를 할지, 팀에 더 잘 녹아들 수 있을지 생각한다.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도균 감독님께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율적으로 선수들에게 책임을 맡기는 부분이 있다. 자유로움 속 경기를 준비한다. 나와도 잘 맞는 것 같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광혁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각오로 그라운드에 선다. 그는 "부상을 입었을 때 아내도 옆에서 힘들어했다. 아내가 포항 사람인데 수원FC로 이적하면서 멀리 왔다. 내가 훈련 가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내가 축구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고 있다. 고맙다. 힘든 부분을 많이 겪었다. 올해는 조금 다른 한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준비한대로, 생각한대로만 했으면 좋겠다. 아기도 태어나고 하니 좋은 해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수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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