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라운드 최대 빅매치로 꼽힌 경기에서 승리한 베네수엘라가 WBC 첫 우승 꿈을 잔뜩 부풀리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D조 첫 경기에서 이번 대회 우승 1순위 후보로 꼽히는 도미니카공화국을 5대1로 물리쳤다. 메이저리그 전설들을 숱하게 배출한 중남미의 야구 강국인 두 팀은 선수단 연봉이 각각 2억달러 이상으로 초호화 멤버를 자랑해 1라운드 예선전 가운데 가장 관심이 쏠렸다.
특히 도미니카공화국은 작년 사이영상 투수 샌디 알칸타라를 선발로 내세우고 후안 소토, 매니 마차도, 라파엘 데버스, 훌리오 로드리게스, 제레미 페냐 등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타자들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러나 객관적 전력에서 패배가 유력했던 베네수엘라는 공수주에서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며 경기를 압도했다.
선발 마틴 페레즈는 1회 소토에게 적시 2루타를 얻어맞고 선취점을 내준 뒤 이내 안정을 찾고 3⅓이닝 4안타 1실점의 호투로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우익수 앤서니 샌탠더는 4-1로 쫓기던 8회초 1사 1,2루에서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빗맞은 안타성 타구를 앞으로 전력질주해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샌텐더는 2회말 동점 솔로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의 활약으로 타석에서도 맹활약했다. 데이빗 페랄타는 4회말 2타점 결승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베네수엘라는 또한 호세 루이스, 루이스 가르시아, 호세 키하다, 호세 알바라도로 이어지는 막강 불펜진이 나머지 5⅔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도미니카공화국 막강 타선을 무력화했다.
베네수엘라는 WBC에서 한 번도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대회는 4강까지 오른 2009년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준결승에서 한국에 2대10으로 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당시 베네수엘라는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결승에 대비해 아끼다 덜미를 잡혔다. 루이스 소호 베네수엘라 감독은 준결승을 앞두고 "4강전 만큼이나 결승전도 중요하다"며 에르난데스 대신 한 수 아래인 카를로스 실바를 내세웠다.
한국은 초반 추신수와 김태균이 홈런포를 터뜨리며 실바를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실바가 1⅓이닝 동안 7점을 주는 바람에 베네수엘라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지면 떨어지는 토너먼트 방식의 국제대회에서 에이스를 아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나친 자만심과 여유가 당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베네수엘라를 망쳤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베네수엘라는 시작부터 집중력과 신중함을 발휘하고 있다. 페레즈는 승리 후 "우리는 모두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첫 단추를 잘 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만해서는 안된다. 지금처럼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WBC에서 사상 처음으로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은 베네수엘라는 D조 1위로 올라갈 경우 8강에서 C조 1위가 유력한 미국을 피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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