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그 결정에 대해서는 변함 없이 후회가 없다."
이강철 감독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이강철호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여정이 막을 내렸다. 야구 대표팀은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조별리그 B조 중국과의 경기에서 22대2로 대승을 거두며 5회 콜드게임 승리를 챙겼다. 최종 성적 2승2패. 호주, 일본에 패한 후 체코, 중국을 꺾었지만 조 2위에게까지만 주어지는 8강 진출 티켓을 잡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은 3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무엇보다 국가대표 마운드의 현주소를 확인한 대회였다. 한국 대표팀도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양현종, 김광현, 이용찬 등 베테랑 투수들과 구창모, 김윤식, 정우영, 고우석, 이의리, 소형준 등 KBO리그에서 가장 좋은 기량을 갖춘 젊은 투수들을 두루 선발했다. 이번 대표팀의 투수 엔트리는 15인으로 넉넉한 편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운드 난조가 극심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부터 애를 먹었던 투수진은 실전에서 부진했다. 특히 기대를 걸었던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못했고, 호주, 일본전에서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하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선수 개개인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KBO리그 투수들의 현실이라고 진단하는 게 더 옳아 보인다.
대표팀 투수들이 고전하고, 8강 탈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더 좋은 투수들을 선별하지 못했다는 '책임론'까지 나왔다. 일부 야구인들은 '안우진을 발탁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다시 하고 있다. 지난해 리그 최고 투수로 활약한 안우진은 최고 160km에 육박하는 빠르고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다. 대표팀도 안우진의 기량을 몰라서 안뽑은 것이 아니다. 그의 고교 시절 학교폭력 가해 꼬리표 때문에 대표팀에 발탁하기에는 너무나 부담감이 컸다. 이강철 감독도 돌려 돌려 이야기 해왔지만, 안우진 발탁에 찬성하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의 8강 탈락이 확정되고, 중국전 대승을 거둔 후 인터뷰에서 한국 취재진보다 오히려 일본 취재진들이 열띈 취재 열기를 보였다. 한 일본 기자는 이강철 감독을 향해 "투수 운용, 계투 문제로 힘들었다고 하셨는데 이번 대회 전에 안우진을 발탁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거기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라는 예민한 질문을 했다. 이강철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 결정에 대해서는 변함 없이 후회가 없다"고 이야기 했다. 단 한명을 뽑고, 안뽑고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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