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해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의 등번호는 16번이다. 소속팀 LA 에인절스에서는 17번을 단 채 치고 던진다.
왜 그가 대표팀에서 선택한 번호는 다를까.
MLB.com이 16일(한국시각) 이에 대한 오타니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오타니는 이달 초 대표팀에 합류할 당시 해당 질문에 "난 내가 달고 있는 번호가 무엇인지 대해 별로 생각을 안 한다. 하지만 팀 재팬의 일원으로 뛸 때는 항상 16번을 달았다"고 답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대표팀에서 항상 16번을 달고 출전했다는 얘기다. 16번은 과거 일본인 메이저리그 개척자로 추앙받는 노모 히데오의 번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본 야구에서는 전통적으로 에이스가 18번을 단다. 1960년대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에이스=18번'이라는 전통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후 일본에서 18번은 에이스의 상징이 됐다.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할 때 18번을 달았고, 구로다 히로키도 메이저리그와 일본서 뛸 때 한 번도 18번을 놓지 않았다.
마에다 겐타는 2020년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할 때 18번을 자신의 등번호로 유지한다는 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하기도 했다. 기존 18번의 주인공이었던 포수 미치 가버는 당시 "그 번호가 에이스처럼 던진다는 걸 의미한다면 그 이상이라도 줄 수 있다"며 기꺼이 내놓았다고 한다.
다나카 마사히로는 뉴욕 양키스에서 19번을 사용했지만,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돌아가서는 다시 18번을 달았다.
그렇다면 현재 일본 대표팀에서 18번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퍼시픽리그 사와무라상과 MVP를 2년 연속 제패한 오릭스 버팔로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다. 소속팀에서 다는 번호를 대표팀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일본 대표팀 최고참 다르빗슈 유가 18번을 써야 할 것 같은데, 그는 대표팀과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똑같이 11번을 단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미래의 일본 대표팀 에이스를 위해 18번을 달지 않는다. 이번에는 야마모토에게 에이스 대우를 해준 셈이다.
일본의 선발 '빅4' 가운데 막내인 사사키 로키는 소속팀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17번을 다는데, 대표팀에서는 14번을 선택했다.
MLB.com은 '오타니에게 등번호란 일부는 전통에 따라서, 일부는 무작위에 의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그가 항상 일본 전통의 에이스들이 다는 번호 즉 18번과 가까운 번호를 다는 것을 보면 그게 꼭 우연인 것 같지는 않다'고 해석했다. 즉 오타니 역시 에이스를 상징하는 18번 주변의 번호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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