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참 신기하더라고요."
안권수(30·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깊은 고민을 해야 됐다. 재일교포 3세인 그는 병역법에 따라 올해까지만 KBO리그에서 뛸 수 있다. 이후에도 KBO리그에서 뛰기 위해서는 군 입대로 병역을 해결해야 한다.
두산에 오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일본에서 초-중-고를 나와 와세다대를 졸업한 그는 독립리그와 실업리그에서 뛴 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전체 99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그사이에 일본 미야자키 두산 교육리그에서 입단 테스트를 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밟게된 KBO리그 무대. 지명 순위는 늦었지만, 실력은 달랐다. 일본에서 배운 탄탄한 기본기를 앞세워 두산 외야진에 힘이 됐다. 첫 해 68경기에 나온 그는 3년 동안 총 231경기에 나왔다. 2022년에는 76경기에 나와 타율 2할9푼7리로 정확성을 뽐내기도 했다.
조금씩 올라가는 기량. 그러나 두산과의 동행은 길게 못갔다.
두산은 1년만 뛰고 보내야 하는 안권수를 풀어줬다.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판단이었다.
외야 보강이 필요한 롯데가 발빠르게 영입했다. 안권수는 한층 더 물오픈 기량을 선보였다.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준 그는 시범경기 12경기에서 타율 5할7푼1리(28타수 16안타)로 맹활약했다.
안권수는 "작년에 많은 경기에 뛰었던 경험이 있었던 덕분"이라며 "올해 몸 관리도 잘하면서 좋은 성적이 나온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정규시즌이 다가오면서 안권수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개막전 상대가 두산인 것. 한 때 동고동락했던 동료를 시즌 시작부터 적으로 만나게 됐다.
시범경기 시작도 두산이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시범경기 2경기를 치렀다. 시범경기에 모처럼 동료를 만난 안권수는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 잠실 개막전에서는 가장 먼저 상대하게 되는 1번타자로 나가겠다는 것.
안권수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이름을 올렸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두산전을 의식했나'라는 농담 섞인 물음에 "두산전이 아니었어도 안권수는 1번타자었다"고 답했다. 서튼 감독은 "안권수는 굉장히 좋은 타격 접근법과 존 컨트롤 능력이 있다. 출루도 잘해주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확실한 리드오프감으로 찍었다.
"롯데에 오고나서 보니 개막전이 두산이더라. 신기했다"던 안권수는 친정을 향해 자비없는 타격을 보여줬다. 첫 타석에서 들어서면서 두산 팬에게 인사를 했지만, 2경기에서 3루타 한 방 포함 타율 3할(10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두산 역시 안권수의 안타성 타구를 지워내면서 혹독한 상대를 했다. 두산과 롯데는 1승1패로 개막 2연전을 마쳤다.
안권수는 "원래 하늘색을 참 좋아했는데, 롯데 유니폼이 마침 하늘색이 됐더라. 팀을 만난 운도 좋은 거 같다"고 어쩌면 KBO리그 마지막해 활약상을 기대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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