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AS로마가 조제 무리뉴 감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AS로마는 3일(이하 한국시각)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펼쳐진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28라운드 삼프도리아와의 홈경기에서 3대0으로 완승했다. 이날 사건이 하나 있었다. 후반 7분 제이슨 무릴로의 레드카드 직후 데얀 스탄코비치 삼프도리아 감독이 심판에 강력히 항의했다. 이를 본 로마 팬들이 스탄코비치 감독의 국적인 세르비아와 관련된 인종차별 구호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무리뉴 감독이 벤치에서 나와 홈 팬 스탠드를 향해 손을 들어 자제를 요청했다. 놀랍게도 로마 팬들은 즉각 이에 응했다. 노래가 잦아들자 무리뉴 감독은 엄지를 들어올려 감사를 표했고, 스탄코비치 감독은 무리뉴를 향해 가슴 위에 손을 올리며 고맙다는 제스처를 전했다. 이 장면은 TV중계 카메라를 통해 전세계 팬들에게 전해졌다.
무리뉴와 스탄코비치는 각별한 사제지간이다. 2009~2010시즌 인터밀란에서 함께 하며 트레블을 달성했었다. 경기 후 관련 질문에 무리뉴 감독은 "데얀은 내게 고마워할 필요가 없다. 나는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아주 많이 모욕을 당한 경험이 있다. 나는 내 스스로에게 보호벽을 세웠고, 데얀도 정확히 똑같이 했다. 나는 훌륭한 사람, 훌륭한 친구를 위해 그렇게 했다. 그도 아이가 있고 가족이 있다. 어쨌든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내 본능을 따랐다.우리 팬들은 위대하다. 하지만 데얀은 내 친구이고 그를 건드려선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탄코비치 감독 역시 경기 후 풋볼이탈리아를 통해 무리뉴 감독을 향한 감사를 전했다. "조제에게 감사한다. 그가 아니었으면 나는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세르비아 관련 챈트에 대해선 나는 내 뿌리가 자랑스럽고, 내가 집시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5일 아볼라에 따르면, 당초 AS로마는 인종차별 구호로 훨씬 많은 벌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무리뉴 감독의 개입으로 8000유로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뉴의 손짓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가져온 셈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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