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시 '갓'기동이었다.
포항 스틸러스는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6라운드에서 2대0 승리를 거뒀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개막 후 6경기 무패행진(4승2무·승점 14)을 이어갔다. 6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동해안 더비' 라이벌 울산 현대의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날은 K리그 최고의 여우로 불리는 김기동 포항 감독과 이정효 광주 감독의 '지략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갓'기동과 정효'신'으로 불릴 정도로, 두 감독은 탁월한 용병술을 자랑한다. 다만 스타일은 차이가 있다. 김 감독은 순간적인 변화로 상황을 바꾸는데 능한 반면, 이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미세한 차이를 주는데 장점이 있다. 경기 전부터 이 감독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예고된 광주식 공격축구에 김 감독이 어떻게 대응하냐가 이날 가장 큰 포인트였다.
예상대로 광주가 전반 흐름을 잡았다. 포항이 압박 라인을 올렸지만, 광주는 특유의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이를 벗겨냈다. 광주는 포항을 상대로 전반 5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주도했다. 하지만 유효 슈팅은 단 0개도 날리지 못했다. 김 감독의 묘수가 있었다. 김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김인성을 선발로 기용했다. 빠른 발로 뒷공간을 노림과 동시에, 광주의 왼쪽 풀백 이민기를 잡는 역할을 줬다.
광주의 공격은 측면에서 다양한 삼자 패스를 통해 공간을 만든 뒤, 중앙으로 볼을 보내 기회를 노리는게 특징이다. 풀백의 공격 가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민기는 직전 수원FC전에서 결승골을 넣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김 감독은 김인성을 이용, 이민기를 잡았다. 반대쪽의 백성동도 비슷한 역할을 부여 받았다. 좌우 풀백의 공격 가담이 어려워지자, 광주의 공격이 힘을 받지 못했다.
김 감독은 후반 공격 작업에 변화를 줬다. 빠른 방향 전환으로 견고하던 광주 포백을 흔들었다. 여기에 하프라인에서 볼을 끊은 뒤 짧은 역습, 소위 숏카운터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냈다. 후반 2분 고영준, 12분 백성동의 골 모두 이 장면에서 나왔다. 특히 고영준은 또 한번 교체매직이 통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를 밟은 고영준은 단 2분만에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포항은 올 시즌 10골을 기록 중인데, 그 중 6골을 교체 선수가 넣었다.
백미는 제카, 이호재 두 장신 공격수의 활용법이었다. 김 감독은 두 선수를 좌우에 포진시켰다. 높이와 힘을 갖춘 두 선수를 측면에 두며, 상대 풀백들의 공격 가담을 원천봉쇄했다. 광주는 후반 점유율을 65%로 더욱 높였지만, 슈팅은 단 1개 뿐이었다. 이 감독도 "제카와 이호재를 측면에 둘 것이라 생각지 못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갓'기동의 수가 더 높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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