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타이브레이크의 산 증인 아닌가. 우승 놓쳐본 아픔이 있으니까."
2023년 팀 도루 압도적 1위(17개, 2위 NC 7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거침없는 작전야구를 펼친다. 선수는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스태프'는 실수해선 안된다.
지금 놓친 1점이 경기의 승패와 직결되고, 그렇게 우승을 놓쳐본 쓰라린 경험. '염갈량'의 진심이 담긴 속내다.
LG 트윈스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첫 대결을 펼친다.
LG는 최근 4연승의 상승세다.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다. 특히 9일 삼성 라이온즈전은 연장 10회말까지 가는 혈투 끝에 문보경의 끝내기 안타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런&히트, 더블 스틸, 견제 유도 후 홈스틸까지 '염갈량표' 작전 야구가 화려하게 빛난 경기였다. 하지만 더그아웃의 염경엽 LG 감독이 입으로 '불길'을 토하는 모습이 여러차례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경기에 앞서 만난 염경엽 감독은 "그게 카메라에 잡혔더라. 나는 선수에겐 욕하지 않는다"며 멋적어했다.
"선수가 실수했다? 모든 잘못은 나와 코치한테 있다. 방향 제시는 우리가 하는 거다. 우리가 잘못 가르쳤고, 소통이 잘 안됐고, 확실하게 이해를 못 시킨 탓이다."
8회말 결정적 득점 찬스. 2사 2,3루에서 대타로 오스틴을 내세워 시선을 집중시키고, 2루주자 김현수의 리드폭을 넓혀 견제를 유도했다. 2루 견제를 하는 틈에 3루주자가 홈으로 파고드는 전략이 나왔다.
하지만 3루주자 문성주의 스타트가 늦었다. 오히려 3루로 되돌아가는 모습마저 있었다. 결국 문성주는 홈에서 아웃됐다. 염 감독은 "결승점이 나는 상황이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연장 10회말에도 두차례나 분노를 터뜨렸다. 무사 1루에서 홍창기가 번트를 댔을 때, 그리고 김현수의 땅볼 때 박해민이 홈에서 아웃된 순간이다. 염 감독은 "코치와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칠 뻔했다"며 그순간을 되새겼다. 상대의 실수에 가까운 안타로 가까스로 승리했지만, 벌써 끝났어야할 경기라는 것.
"승부처에서 그런 실수가 정말 중요하다. 그 1경기가 나중에 순위를 가른다. (2019년 SK 사령탑 시절)88승하고도 동률로 타이브레이크 가서 떨어져본 나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화내지 않고 넘어갔기 때문에 정규리그 우승을 못한 거다. 그게 내 운이고, 1승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작년 LG(87승 2위, 플레이오프 탈락)도 비슷하지 않았나. 1등하려면 그런 경기를 이겨야한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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