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에서 쫓겨나다시피 태평양을 건넌 사이영상 투수가 2년 만에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요코하마 베이스타스 트레버 바우어가 16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구장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즈 2군과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동안 4안타 6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1군 승격 임박을 알렸다.
바우어는 LA 다저스 시절인 2021년 6월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8안타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이날까지 공백기를 가졌다. 약 1년 10개월 만에 실전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투구수는 53개였고, 직구 구속은 최고 155㎞를 찍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바우어가 언제 1군의 부름을 받을 지는 알 수 없으나, 이날 피칭 내용에 대해 구단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바우어는 한 차례 더 2군 마운드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1군 데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우어의 NPB 실전 데뷔전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날 요코스카구장에는 약 2600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AP는 '일본 마이너리그 구장에는 보통 수 백명의 팬들이 찾을 뿐인데, 이날은 2600명이 찾아왔다'며 '구단 관계자는 라이브 스트리밍 중계를 평소 5000명의 15배가 넘는 7만7000명이 시청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경기 후에는 팬들이 바우어에 사인을 요청하는 등 인기를 실감했다고 한다. 바우어의 등번호 '96'이 새겨진 저지를 입은 수십명의 팬들도 눈에 띄었다고 AP는 전했다.
바우어는 "오늘은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 공도 좋았고 제구도 좋았다. 몸도 건강하다. 지금 1군 올라가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투구수를 좀더 늘려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년 만의 실전 등판에 대해 "항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다는 느낌은 없었다"며 "게임 자체가 잘 풀렸다. 서두를 필요가 없었고, 공도 원하는대로 들어갔다. 따로 조정할 것도 없었고, 배팅케이지 안에 선 타자에게 던지는 대신 실전에서 던졌다는 것 말고는 큰 차이는 없었다"고 했다.
바우어는 성폭력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불기소 처분됐지만, 메이저리그(MLB)의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2년 가까이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결국 올초 다저스에서 방출된 뒤 미국에서 새 팀을 찾지 못하고 NPB 요코하마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열기로 했다.
일본 팬들은 바우어의 성폭력 논란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AP는 '바우어가 일본서 새 인생을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일본 팬들은 그가 유명 인사라는 점에 흥미를 갖고 있고 그에게 씌워진 가정폭력 혐의에 대해 별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면서 '바우어의 과거에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은데, 야구장 밖에서 경기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수백 명의 팬들이 사인을 받으러 몰려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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