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사상 첫 시구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질 뻔 했다.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삼성 간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 이날 시구는 5월16일부터 6일 간 광주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광주의 주인공인 배우 김찬호가 맡았다.
1980년 5월의 광주를 배경으로 한 창작 뮤지컬. 출연자들은 경기 전 KIA 응원단에 올라 미니공연을 펼쳤다. 출연자 효은 최지혜, 광주가 고향인 김수는 그라운드에서 애국가도 불렀다.
경기 전부터 김찬호는 양현종으로부터 시구 요령을 배우며 의욕적으로 행사를 준비했다. 일일 교사 양현종은 "재능이 있다. 땅에 패대기만 안 치면 잘 던질 것 같다"고 주위에 칭찬했다.
충만한 의욕으로 마운드에 오른 김찬호. 마운드를 밟고 섰다. 포수 한승택도 제 위치에 앉았다.
통상 일반인 시구자는 마운드에서 조금 내려와 거리를 줄여 던지는 것이 일반적. 하지만 양현종으로부터 칭찬을 들은 김찬호는 자신감이 넘쳤다.
삼성 톱타자 구자욱이 타석에 들어섰다. 위치가 묘했다.
통상 살짝 멀리 서는 일반적 타자들과 달리 라인에 바짝 붙어 서서 시구자를 압박했다. 일반인 시구자로선 포수 위치가 좁게보일 수 밖에 없었다.
양 어깨를 돌리며 심호흡을 한 뒤 포크볼 그립을 잡고 크게 와인드업을 해서 던진 공. 구자욱의 다리 쪽을 향했다.
바운드 된 공이 살짝 피하려던 구자욱의 발을 스쳐 맞고 튀었다. 구자욱은 배트를 든 채 투수를 향해 돌진하다 멈춰서는 장난으로 관중에게 웃음을 안겼다. 김찬호는 모자를 벗어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사구를 정중히 사과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시구 선생님 양현종도 파안대소 하게 한 미니 퍼포먼스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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