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유)강남이 형이 엄청 고생하셨다. 그리고…팬들이 내 이름을 연호하니까 소름도 돋고, 울컥했다. 처음 겪는 경험이다."
매이닝 고전했지만, 결과는 시즌 베스트 피칭이었다. 인터뷰 현장에 난입한 사령탑이 볼을 당기며 기뻐할 만큼 기분좋은 승리였다.
롯데 자이언츠 한현희는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주말 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3승째를 거뒀다.
6이닝 중 삼자범퇴가 한번도 없었다. 매이닝 위기를 겪었다. 고비 때마다 최고 149㎞의 위력적인 직구와 그에 곁들인 슬라이더로 삼진(6개)를 솎아냈다. 한동희 안치홍 유강남 등 동료들의 호수비도 이어졌다.
운도 따랐다. 1회 1사 1루에서 KT 알포드의 2루 직선타가 더블아웃이 됐다. 2회에는 KT 김준태의 병살타가 나왔다. 3회 2사 3루에서 1,2루간을 가를듯한 조용호의 땅볼을 안치홍이 다이빙캐치로 건져냈다.
4회에는 무사 1,2루에서 절묘한 팀플레이를 선보였다. 허를 찌르는 1루 견제로 1루주자 알포드를 잡고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 결과 실점하지 않았다.
5회 볼넷 2개로 1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타를 끊어냈다. 6회에는 1사 1루에서 연속 삼진을 잡고 포효했다.
6이닝을 마무리한 한현희의 투구수는 무려 110구. 3일 쉬고 선발등판했던 지난 4월30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13일만의 첫 등판을 멋지게 마쳤다.
경기 후 만난 한현희는 "너무 기분이 좋다", "고생해준 형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몇차례나 반복했다. 특히 결정적인 타구를 막아준 안치홍에겐 따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시즌 3승째다. 하지만 지난 2승 모두 히어로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 그는 "엄청 못 던져서 할 수가 없었다(5이닝 5실점, 2⅓이닝 무실점)"며 웃었다.
6회를 마치고 내려가는 한현희를 향해 뜨거운 연호가 쏟아졌다. 1만8700석이 매진된 수원, 그 와중에도 야구에 굶주린 롯데팬들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살짝 소름돋고 울컥했다. 이런 연호는 처음이기도 하고…사실 오늘 장인어른, 장모님이 야구를 오시려했는데, 티켓이 없더라. 사위의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그는 "수비수들이 '한 베이스 더'를 안주려고 엄청 열심히 해줬다. 형들이 강남이 형한테 '너 골키퍼냐 다 막냐'고 하더라"며 민망해했다. "안 맞으려고 생각하다 잘못 던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강남은 이날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2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한현희는 "진짜 강남이 형이 오늘 다 했다"며 박수를 쳤다.
5회를 마쳤을 때 투구수가 95구. 교체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한현희는 "(배영수)코치님한테 더 던지고 싶다, 믿어달라고 말씀드렸다. 볼 개수가 많았는데…코치님이 절 믿고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웃었다.
40억원이란 FA 계약 총액에 맞지 않게 5경기 평균자책점 7.17로 부진했다. 한현희는 "김현욱 코치님도 마음 고생이 심하셨을 것 같다. 오늘 연신 '좋았다 좋았다'하면서 웃어주셨다. 지금 코치님 눈에 저밖에 안 보인다. 조금만 대충하면 바로 혼난다. 저도 시키면 다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팀이 잘하고 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2위 자리를 지켰다.
"롯데는 '될 팀'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잘하니까 내 부진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마운드 위에 있는데 뒤에 있는 수비진이 진짜 든든했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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