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V리그 남자부 최정상에 오른 대한항공의 시즌은 현재진행형이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지난 14일부터 바레인 마나마에서 펼쳐지고 있는 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대회(AVC)에 참가 중이다. 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제패로 '통합우승'을 달성한 대한항공은 꿀맛 같은 휴식 대신 아시아를 대표하는 클럽과 맞대결을 펼치며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대한항공이 이 대회에 참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대보단 우려가 컸던 게 사실. 휴식 대신 장거리 해외 원정으로 선수들의 새 시즌 준비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이럼에도 틸리카이넨 감독은 AVC 참가를 결정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2017 대회에서 도요타 고세이(현 울프독스 나고야) 사령탑으로 대회에 나서 준우승을 거두며 아시아 배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바 있다.
다만 자신의 경험 때문에 출전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3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V리그 절대강자' 대한항공에 새로운 자극을 주고자 하는 의도가 더 컸다. 국내를 벗어나 더 높은 수준의 배구를 하는 팀, 선수를 보여주고자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의도대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한항공 선수단은 드미트리 무셜스키(러시아)와 사에드 마루프(이란) 등 세계적 선수와 힘, 체격 모두 V리그보다 한 수 위인 상대와 만나 적잖은 자극을 받고 있다. 알 아흘리 바레인이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요스바니에 2주간 1만달러(약 1300만원)을 제시하고 우승 보너스로 추가로 1만달러를 더 주기로 한 점도 대한항공 선수단의 승부욕을 자극하고 있다.
뜻밖의 소득도 있었다. 대한항공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강력한 서브를 갖춘 인도네시아 출신 파르한 할림을 발견했다. 대한항공이 이번 경험을 토대로 파르한이 V리그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 지원한다면 1순위 지명을 고려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VC는 대한항공이 V리그의 새로운 왕조팀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삼성화재가 왕조 시절이었던 2000~2001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특히 2001 대회에선 무실세트 우승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4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에겐 삼성화재보다 더 나은 팀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무대인 셈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새로운 자극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 일본에서 열릴 2024 파리올림픽 예선에 참가하는 핀란드 대표팀과 국내로 초청해 연습경기를 갖는다. 남자 배구 세계랭킹 34위로 파리올림픽 예선에 출전할 수 없는 남자 배구 현실을 고려할 때, 핀란드와의 연습경기는 대한항공에 세계 수준의 배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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