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4년 전 한국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참가 이래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이었다.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뛰어넘었다. 포기를 모르는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빚어낸 결과물이었다.
당시 골키퍼 이광연(24·강원)의 미친 선방쇼도 준우승 원동력이었다. 특히 탁월한 반사신경으로 실점 위기를 막아내 필드 플레이어들에게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스스로도 에콰도르와의 4강전 1-0으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실점을 하면 연장전으로 가 힘들 게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이를 악물었다고.
4년 뒤 '빛광연'의 뒤를 잇는 후계자가 나타났다. 김은중호의 수문장 김준홍(20·김천 상무)이었다.
김준홍은 23일(이하 한국시각)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3년 U-20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펼쳐 팀의 2대1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은 김준홍을 향해 "골목대장"이라고 표현했다. 상대가 시도하는 슈팅이 날아오는 자리에 지키고 서 있었다. 프랑스는 23개의 슈팅을 날렸는데 6개가 유효슈팅이었다. 이 중 13차례 슈팅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날아왔고, 10개는 페널티 박스 밖에 시도됐지만 김준홍의 동물적인 감각을 극복하긴 힘들었다.
사실 김준홍은 피가 남다르다. 인천 레전드 골키퍼에게 받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 포항 스틸러스, 전북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K리그 통산 217경기를 뛴 김이섭(49)의 아들이다.
1m90, 87㎏의 출중한 체격조건을 갖춘 김준홍은 전주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따라 인천에서 자랐다. 인천 12세 이하 유스 팀에 입단해 1년간 엘리트 축구 선수를 경험했다. 그러나 다시 1년간 일반 학생으로 돌아간 김준홍은 중학교 2학년 때 다시 엘리트 축구계에 발을 내밀었다. 워낙 피지컬이 출중했던 터라 곧바로 전북 유스 팀인 김제금산중으로 전학해 폭풍성장했다. 각종 대회에서 골키퍼 상을 휩쓸었다. 이후 전북 유스 팀인 영생고에 진학해 연령대 최고 골키퍼로 평가받았다. 2019년 17세 이하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던 김준홍은 특히 2021년 준프로 계약으로 전북 1군에서 프로에 데뷔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군팀' 김천 상무에 입대해 병역을 해결하고 있다.
김준홍의 미래는 밝다. 내년 전역해도 만 스물 한 살밖에 되지 않는다. 전북 주전 골키퍼로 도약하면 김승규(33·알 샤밥)와 조현우(32·울산)로 굳어진 A대표팀 수문장 세대교체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출전도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전북과 한국 축구 골문을 10년 이상 지켜낼 수 있는 귀한 골키퍼가 될 수 있을 듯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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