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그만 좀 치고 들어갔으면 좋겠어' 경기 시작과 동시에 만난 NC 포수 박세혁과 LG 4번 타자 박동원. 안타든 볼넷이든 반드시 출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배트를 돌린 박동원이 포수 미트에 들어가는 타구까지 연달아 커트하자 NC 박세혁이 혀를 내둘렀다.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21일 창원NC파크. 주중 3연전 첫날 기선 제압에 성공한 NC와 위닝시리즈를 노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날 패배를 설욕해야 했던 LG.
경기를 앞두고 전날 도루 과정에서 왼쪽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빠진 오스틴을 대신해 홈런 2위 박동원이 4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부터 득점권 찬스를 잡은 LG. 1사 1,2루 타석에 들어선 LG 박동원은 NC 선발 신민혁 포수 박세혁 배터리와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1B 1S 이후 3번 연속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연달아 파울을 만들었다. 이후 볼을 고른 뒤 2B 2S서 커터, 체인지업, 직구, 직구를 모두 커트했다.
타자 박동원과 승부에서 지고 싶지 않았던 NC 선발 신민혁과 포수 박세혁은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 바깥쪽 몸쪽 구석구석을 찔러봤지만 소용없었다. 차라리 안타를 하나 내주는게 투수 입장에서는 투구 수를 줄이는 방법이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박동원은 타석에서 악착같이 싸웠다. 3B 2S 풀카운트 끈질긴 승부 끝 12구째 체인지업에 삼진당한 박동원. 선취점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NC 포수 박세혁과 선발 신민혁을 질리게 했다.
4번 타자 박동원은 9회까지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무서운 타자였다. 1회 12구, 3회 1구, 5회 7구, 7회 9구, 9회 초구 보내기 번트. 9회까지 박동원은 NC 투수진을 상대로 파울만 16번 기록할 정도로 악바리였다.
연장 10회까지 가는 혈투 끝 LG가 홍창기의 역전타를 앞세워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정규 이닝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던 박동원도 연장 10회 달아나는 1타점 2루타를 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65억 원 FA 계약을 맺으며 LG 트윈스 안방마님이 된 박동원은 홈런 14개로 2위를 마크하고 있다. 1위는 최정 15개.
체력 소모가 심한 포지션인 포수로 뛰며 화끈한 공격력까지 갖춘 무서운 타자 박동원은 이적 첫해부터 완벽히 LG 트윈스에 녹아든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