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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4강 신화' 김은중 감독 포커페이스→눈물 범벅 "내게도 최고의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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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8강에서 이기고 나서…." 2023년 6월 5일. 대한민국 축구가 또 한 번 '4강 신화'를 썼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2023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2회 연속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날 김 감독은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생수세례'를 받았다. 대회 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그의 얼굴엔 기쁨과 미안함의 눈물이 뒤섞여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킨 '리틀 태극전사'

김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우리가 세계적인 무대에 나가는데 관심이 많이 없었잖아요. 선수들도 그걸 알았어요. 얼마나 속상했겠어요. 그래도 내가 원하는 훈련을 성실하게 잘 해줬어요. 8강에서 나이지리아를 꺾으며 선수들이 잠재력을 입증했어요. 나를 믿고 따라줘서 고마웠어요"라며 미소지었다.

이번 대표팀은 '골짜기 세대'로 불렸다. '김은중호'는 하나로 똘똘 뭉쳐 환하게 빛났다. 김 감독은 "그 누구도, 사실 나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어요. 월드컵이 쉬운 무대는 아니잖아요. 아시아를 대표하는 나라로 자존심을 세웠다고 생각해요"라고 했다.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 김은중의 축구 인생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리틀 태극전사의 도전은 김 감독의 축구 인생과 닮아있다. 그는 한쪽 시력을 대부분 잃은 상황에서도 K리그 최고 스타로 우뚝 섰다. 끊임 없는 노력과 도전의 결과였다. 김 감독은 은퇴 뒤 열정 하나로 유럽 진출에 나섰다. 투비즈(벨기에)의 코치를 거쳐 한국 23세 이하 대표팀 코치로 합류했다. 2021년 12월, U-20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U-20 대표팀 감독이 된다고 하니 주변에서 '멤버 안 좋다', '감독 첫 자리로 굳이?' 등의 반응이었어요. 그래도 도전을 택했어요. 가장 힘들었던 것은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서 훈련을 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었거든요. 체력적으로 너무 떨어져 있었어요. 팀을 더 강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어요"라고 돌아봤다.

▶매일 새로운 축구, 선수 돕는 지도자로 또 다시 도전

쉽지 않은 도전의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그는 "선수 때는 나 혼자의 도전이었잖아요. 이번에는 리더로 팀을 이끌어야 했어요. 선수,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까지 다 묶어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낙오자 없이 끌고 가야했죠. 최고의 도전이 아니었나 생각해요"라고 했다.

김 감독은 대회 뒤에도 축구 공부에 여념이 없다. 그는 "답이 있으면 싫증이 나는 데 축구는 매 경기 새로워요. 질리지 않죠. 대회 뒤 선수들에게 '이제 진짜 시작'이라고 했어요. 프로에서 본인 스스로 이겨내야 해요. 만족하지 말고, 어려운 경쟁에서 부딪히고 경험해야 더 발전할 수 있어요. 저도 더 노력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선수들이 더 발전할 수 있고,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라며 웃었다.

대전=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