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트위터(SNS)는 인생의 낭비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명언이 또 한번 그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퍼거슨 경기 과연 어디까지 내다보고 이런 말을 한 것인지 경탄스러울 정도다. 이번에도 이 문구를 증명하듯 유명 선수가 SNS를 통해 '사고'를 쳤다.
이번에는 '대리 메시지'라는 참신한 사고가 등장했다. 주인공이 또 '하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였다. 마커스 래시포드가 12년 간 팀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다 떠나게 된 다비드 데 헤아를 향해 SNS를 통해 '애정어린 작별인사'를 보냈다. 하지만 알고보니 이 메시지는 래시포드가 직접 작성한 게 아니었다. '대리 작성 메시지'였다는 게 드러나면서 팬들의 조롱과 비난을 받고 있다.
영국 매체 미러는 9일(한국시각) '래시포드는 데 헤아에게 보낸 작별 메시지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자 해당 메시지를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흥미로운 사건이다. 현재 유명 선수들이 SNS를 어떤 식으로 이용하고 있는 지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부터 맨유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해 온 데 헤아는 노쇠화에 따른 기량 감퇴 등을 이유로 결국 맨유를 떠나게 됐다. 재계약 협상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결국 지난 6월 30일자로 계약이 끝났고 맨유 구단은 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데 헤아와의 작별을 알렸다.
비록 최근 몇 년간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데 헤아는 EPL 최정상의 골키퍼였다. 맨유에서도 많은 영광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때문에 데 헤아를 향한 동료들의 애정어린 작별 메시지가 쇄도했다. 그 가운데 래시포드도 있었다. 래시포드는 SNS에 데 헤아와 포옹하는 사진과 함께 '당신은 내 성장과 함께해왔다. 다음 단계에 행운을 빈다. 형제여'라는 글귀를 적었다.
문제는 이게 래시포드가 직접 작성한 메시지가 아니라는 점. 금세 들통이 났다. 메시지 앞에 'Cation ideas:(추천 문구)'라는 표시가 붙어있었던 것. 이는 래시포드가 인공지능 '챗GPT'를 이용했거나 혹은 래시포드의 SNS를 관리하는 제3자가 챗GPT를 이용해 데 헤아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어떤 경우든 래시포드가 직접 메시지를 쓴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유명 선수들은 종종 자신의 SNS 계정을 관리해주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실수가 나올 수 있다. 과거 게리 네빌은 '선수들이 SNS 계정 관리를 회사에 맡기는 것에 관해 말한 적이 있다. 각자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독자적인 생각과 신뢰성의 문제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래시포드 역시 간단한 작별 인사 문장조차 스스로 쓰지 않은 채 다른 이 또는 인공지능의 힘을 빌린 것이다. 래시포드는 팬들이 이런 부분을 지적하자 곧장 메시지를 삭제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대망신은 이미 벌어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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