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첫 올스타 출전…시간이 오래 걸렸네요."
올스타전에 나선 노경은(SSG 랜더스)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했다.
노경은의 올스타전 모자 왼편에는 숫자 '1'이 새겨진 별이 그려져있었다. 데뷔 이래 올스타전에 출전한 횟수를 표시하는 숫자다.
2003년 성남고를 졸업하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지 21년, 올해 나이 39세다. 'FA 미아' 등 은퇴 위기까지 경험했던 그다.
2023년 7월 15일은 그런 노경은이 데뷔 첫 올스타전에 나선 날이다. 자칫하면 올스타 없이 은퇴할 뻔했다. 감독 추천으로 마침내 '별'을 달았다.
노경은은 "진작에 나왔어야했는데, 은퇴할 때 다 되서 나오게 됐다. 김원형 감독님께 너무 감사하다. 덕분에 이 자리까지 왔으니, 감독님께 공을 돌리겠다"고 강조했다.
"내가 야구에 복귀할 수 있었던 것도, 올스타도 (김원형)감독님 덕분이다. 감독님을 위해 최대한 (불펜)이닝을 책임지려고 한다. 남은 후반기 최대한 틀어막겠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보답이 아닐까."
노경은은 올해 SSG의 필승 셋업맨이다. 39경기에 등판, 41이닝을 책임지며 6승3패 2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중이다. 기록이 증명하듯, 올해 SSG의 선두 다툼을 지탱하는 한 축이다. 노경은은 "한국시리즈 2연패가 목표다. 또한번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면,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이 아닐까"라며 미소지었다.
그간 노경은에게 올스타전은 큰 의미가 없었다. 그는 "말하자면 1년에 한번 있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휴가였다. 올해는 어디로 놀러갈까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면서 "내겐 모든게 처음이라 새롭다. 어제도 너무 일찍 와서 기다렸다. 잘 즐기다 가겠다"며 떨리는 속내를 전했다.
이번 부산 여행길에 아내와 31개월된 아들이 동행했다. 노경은은 "아이가 엄청 활동적이라 보살피는게 쉽지 않다. 어제는 (홈런레이스 중에)마스코트를 보곤 막 울더라. 아직 야구고 뭐고 잘 모르는 나이"라며 한숨을 쉰 뒤 "오늘 목표는 점수 없이 1이닝을 잘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노경은은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홍건희(두산 베어스)에 이어 드림 올스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채은성(한화 이글스) 최형우(KIA 타이거즈)를 잇따라 범타로 돌려세웠다. 소크라테스(KIA)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노시환(한화)를 3루 직선타로 처리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경기전 공약한대로 '전매특허' 너클볼까지 던지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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