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9779명의 관중 앞에서 후반기 개막전에 나선 KIA 타이거즈. 2회말 선취점을 올릴 때만 해도 가을야구 진격의 시동을 힘차게 거는 듯 했다. 3회말 만루 찬스가 무산됐으나, 두산이 자랑하는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공략하면서 희망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미소는 오래가지 못했다. 5회초 동점포, 6회초 역전포를 얻어 맞으면서 불안하게 가던 흐름은 7회초 싹쓸이 3루타 카운터 펀치를 맞고 무너졌다. 8회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추격포를 쏘아 올렸지만, 거기까지였다. 2대5 패배. "개막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총력전을 다짐했던 KIA였지만, 승리는 10연승을 만든 두산의 몫이었다.
기대감을 안고 경기장을 찾았던 관중들이 탄식 속에 썰물처럼 빠져 나갔고, 경기장엔 그렇게 적막이 찾아오는 듯 했다.
꺼지지 않은 경기장 조명을 두고 KIA 야수들이 하나 둘 씩 방망이를 들고 그라운드로 나왔다. 이윽고 이범호 타격 코치가 배팅볼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타자들에게 공을 하나 둘 씩 던져주기 시작했다. 고요한 그라운드 안에 청명한 타구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미소나 농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KIA는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9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만들었으나 2득점에 그쳤다. 두산 선발 알칸타라의 구위가 워낙 좋았던 탓도 있지만, 찬스 상황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음은 부인할 수 없었다. 10연승에 성공한 두산이 단 5안타(2홈런) 2볼넷(1사구)으로 5점을 만들어낸 모습과 대조될 수밖에 없었다.
KIA는 시즌 초반부터 타격 기복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빅이닝을 만들어내면서도 이후 이닝에서 침묵하기 일쑤였다. 찬스를 이어가는 이상적인 공격과는 거리가 멀었다.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들의 면면엔 부족함이 없으나, 짜임새나 응집력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나성범 김도영 최원준이 가세하면서 중량감은 더욱 커졌으나, 후반기 첫판에서 드러난 타선의 힘은 기대 이하였다. 두산전 패배 후 실시한 특타는 그들 나름의 '반성의 시간'이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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