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전이 얼마나 간절한지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
콜린 벨호의 '투혼 캡틴' 김혜리가 27일(한국시각) 국제축구연맹(FIFA) 2023 호주-뉴질랜드여자월드컵 모로코와의 2차전(30일 오후 1시30분·호주 애들레이드)을 앞두고 다시 마음을 다 잡았다.
한국은 지난 25일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0대2로 패했다. 모로코는 1차전에서 강호 독일에 0대6으로 대패했다. 한국과 모로코의 맞대결은 말 그대로 단두대 매치다. 패배는 곧 16강 탈락을 의미한다.
절체절명의 승부를 앞두고 벨 감독은 26일 첫 회복훈련에서 캡틴 김혜리와 긴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 내용을 묻자 김혜리는 "팀 내부적으로 이야기한 부분이라 다 공개하긴 어렵다"면서 "제일 중요한 건 감독님께서 분위기를 다시 잡는 데 주장으로서 내 임무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콜롬비아전을 지고 책임감과 속상함을 함께 느꼈다. 하지만 결과는 진 것이고 그 부분을 계속 이야기하기보단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감독님의 생각에 동의한다. 우리는 23명이 함께 하는 팀 스포츠이고 어떤 결과든 팀으로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것이 선수의 몫"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월드컵, 1차전 승리를 열망했건만 전반 두 차례 실수가 나오며 0-2로 밀렸고, 후반 카세이도와 라미레스를 저지하기 위한 수비에 치중하다보니 제대로 된 공격 찬스를 잡지 못했다. 김혜리는 "초반 흐름이 좋았고 월드컵 3번 하면서 제일 좋은 스타트였다. 그래서 실망감과 데미지가 더 컸다"면서 "하지만 결과에 대한 걸 빨리 털어버리고 저부터 한발 앞장서서 분위기를 밝게 끌어올릴 것이다.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첫 경기가 굉장히 중요했던 건 사실이지만 아직 끝난 것도 아니고 포기할 상황이 아니다. 2경기가 남았다. 모로코전만 생각한다. 감독님도 경기 후 미팅에서 지나간 일에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하셨다. 빨리 잊어버라고 남은 경기에 집중할 것이다. 이긴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독일에게 0대6으로 대패한 모로코전은 그래도 1승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김혜리는 "저희가 4번의 월드컵에 나왔지만 와서 당연히 이겨야할 팀은 없었다"고 답했다. "4번의 월드컵에서 1승이 전부다. 매경기 승리를 위해 준비하지만 콜롬비아전도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에 쫓겨서 해왔던 경기력에 비해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과정을 봤을 때 지고 있다가 이기기도 했고(캐나다·스페인전 2대1승), 3패(프랑스)한 대회도 있었고 여기 와서 콜롬비아와 첫 경기 치렀을 때 자기도 모르는 새 선수들이 압박감, 부담감을 느낀 것같다"면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지만 압박감을 갖기 보다는 저희가 준비한 그대로 플레이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전, 선수들은 수비에 치중한 나머지 공격 작업을 제대로 못했다. 급한 마음에 정확한 크로스가 올라가지 못했고, 후반 유효슈팅 하나 제대로 날리지 못했다. 베테랑 공격수들을 보유하고도, 분위기에 말려 잘하는 걸 펼쳐보이지도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 김혜리는 "강하게 부딪치고 도전적으로 수비하자는 생각에 수비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쏟아보니 공격을 나갈 때 힘을 못썼던 상황이 있다"면서 "모로코전에는 더 공격적으로 임해야 하고 골을 넣어야 한다. 그렇게 준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모로코전 1승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 김혜리는 결연하게 답했다. "어떤 말보다 어떤 표현보다 얼마나 이기고 싶고 간절한지 운동장에서 보여주겠다."
시드니(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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