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수원FC가 모처럼 웃었다. 수원FC는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5라운드에서 2대0 승리를 거머쥐었다. 8경기 무승의 수렁에 빠졌던 수원FC는 이날 승리로 9경기만에 승점 3점을 더했다. 수원FC는 올 시즌 치른 3번의 수원 더비에서 모두 승리했다. 수원FC는 승점 23점으로 11위 수원(승점 18)과의 격차를 5점으로 벌렸다.
승리의 주연은 단연 라스와 이승우다. 라스는 다시 선발 라인업에 복귀해 수원FC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그는 전반 26분 윤빛가람의 코너킥을 멋진 헤더로 연결하며 이날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라스는 득점 후 '미운 오리' 세리머니를 펼쳤다. 라스는 이날 무려 10번의 공중볼 경합에서 승리하는 등 시종 특유의 강력한 높이와 파워로 수원 수비진을 흔들었다. 라스는 후반 쥐가나 교체아웃될 때까지 성실한 움직임으로 수원FC 공격을 이끌었다.
이승우는 전반 추가시간 환상적인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라스, 윤빛가람, 정동호로 이어진 볼을 잡아 수비수를 제친 후 통렬한 오른발슛을 작렬시켰다. 이승우는 이날 공격진이 아닌 허리진에 자리해,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과시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골과 다름없는 기회를 만든 결정적인 키패스를 두차례나 찔러주었다. 수비에서도 상대 중원의 핵인 카즈키를 적절히 봉쇄했다.
라스와 이승우는 올 시즌 수원FC의 '미운 오리'였다. 둘은 의심할 여지없는 수원FC 전력의 핵심이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라스는 전반기 8골을 기록했지만, 불성실한 움직임으로 속을 썩였다. 설상가상으로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FC서울 이적설로 팀 분위기를 흐렸다. 서울행이 무산된 후에도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하며, 최악의 훈련 태도를 보였다. 결국 김도균 감독은 지난 광주FC전에서 라스 엔트리 제외라는 초강수를 뒀다. 지난 시즌 영입돼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한 이승우 역시 올 시즌 4골로 부진했다. 시즌 중반 해외 진출을 타진하는가 하면, 경기장 안팎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두 에이스의 부침 있는 모습에 수원FC도 내리막을 탔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로 분위기를 바꿨다. 김 감독은 휴식기 동안 라스와 면담을 가졌다. 김 감독은 라스에게 "과거 일은 잊었다. 다시 운동과 팀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라스 역시 김 감독의 애정 어린 조언을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라스 본인도 이적 이슈로 힘들었다. 이제 팀에만 전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휴식기 때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라스는 자비를 들여 선수단을 수영장으로 초대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시즌 내내 몸이 올라오지 않던 이승우는 여름부터 훈련에 열중하며, 컨디션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지난 전북 현대전, 광주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 감독의 요청으로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중앙에서부터 이승우의 탈압박과 전진 능력을 활용, 공격을 풀겠다는 김 감독의 의도는 멋지게 맞아 떨어졌다. 이승우는 볼터치가 많아지면서 특유의 기를 살리는데 성공했고, 무엇보다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등 성실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승우는 "선수 생활 동안 한번도 뛰지 않아 낯선 위치인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 팀이 내 생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 밑에서 볼을 받고 윙어, 최전방과 호흡을 맞추는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하다보니 플레이도 살아난 것 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라스와 이승우의 부활은 곧 수원FC의 부활을 의미한다. 두 금쪽이의 활약 속 수원FC는 강등권 탈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수원전 승리는 그 시작이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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